■ 상장 5대 금융지주 주력 계열사 ROE 분석
![]() |
작년 국내에 상장된 5대 금융지주사의 은행, 보험, 증권 등 주력 계열사 14곳의 ROE를 조사한 결과 메리츠화재의 ROE가 14.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KB손해보험의 ROE가 13.4%로 높았다. KB국민은행(4.2%)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덩치가 작은 손해보험사들이 다른 계열사보다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면서 금융지주사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16일 매일경제신문이 대신증권에 의뢰해 국내에 상장된 5대 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 14곳의 최근 3년간 ROE를 조사한 결과 메리츠화재(14.7%), KB손보(13.4%), 메리츠종금증권(13.4%) 순으로 비은행 계열사들의 ROE가 높게 나타났다. ROE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같은 자본을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더 많은 이익을 냈다는 얘기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그만큼 기대수익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리츠화재의 작년 ROE는 14.7%로 2014년 9.4% 대비 무려 5.3%포인트 증가했다. 지주사 아래 형제 자회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의 ROE(13.4%)보다 1.3%포인트 높은 수치다. 메리츠화재가 메리츠종금증권의 ROE를 추월한 것은 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화재와 증권, 두 형제 자회사의 경쟁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작년 메리츠금융지주 ROE는 15.2%로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았다.
강승건 대신증권 보험 담당 연구원은 "메리츠화재는 손보업계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손해율을 크게 개선시키면서 큰 폭의 이익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에서도 최근 3년간 KB손보의 ROE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작년 KB손보의 ROE는 13.4%로 2014년 6.9% 대비 6.5%포인트 증가했다. 지주사 맏형인 KB국민은행의 ROE가 4년 연속 4%대에 머물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KB금융은 현재 40%에 불과한 손보를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다음달 12일까지 공개 매수한다고 밝혔다.
KB금융은 현재 지분 52%를 보유한 KB캐피탈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KB캐피탈의 당기순익 규모는 은행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작년 ROE는 14% 수준으로 3배 이상 높았다.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이 KB금융의 완전 자회사가 되면 KB금융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경영실적에 양사 실적이 100% 반영된다. 작년 말 기준으로 단순 합산해 보면 KB금융 부문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순이익 기준 약 43%, 총자산 기준으로 약 24%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
작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합병해 출범한 KB증권은 합병에 따른 비용으로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ROE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KB금융은 작년 현대증권과 합병한 KB증권 순익도 올해 지주 순익에 새롭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작년에 합병 이슈 때문에 KB증권 실적이 저조했으나 올해 예년처럼 8%대 ROE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사가 없는 신한금융지주는 업계 유일하게 은행 ROE가 실적을 뒷받침한다. 신한은행의 ROE는 작년 업계에서 가장 높은 9.1%를 기록했는데, 2013년 6.72%에서 2.3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신한은행은 은행업종 1위 위상에 걸맞게 업종 내 유일하게 은행 ROE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신한지주 내에서 가장 높은 이익률을 기록한 자회사도 비은행 계열사로 신한카드(12.2%)였다. 신한생명과 신한금융투자의 ROE는 각각 9.0%, 4%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은행 ROE가 6.3%로 전년 대비 2배 증가했지만 금융투자와 카드의 ROE가 각각 4%, 5.3%로 저조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하반기 출범 예정인 카카오은행이 실적에 얼마나 기여할
유승창 KB증권 금융 담당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ROE는 대형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비증권 자회사의 이익 구성비가 높아져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