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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올 1분기 세전이익은 1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인세를 차감한 1분기 당기순이익도 1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해졌다.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합병으로 올해 출범한 KB증권은 자기자본 규모 4조1750억원으로 초대형 증권사 대열에 합류했다. KB증권이 이 같은 추세를 유지하면 올해 목표로 했던 8~9%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초 KB증권이 밝힌 올해 목표 이익률로 계산한 연간 순이익은 3300억~3800억원 수준이다.
1분기 호실적의 일등 공신은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부문이다. 올 들어 단기금리가 주춤하면서 채권 부문에서 이익이 많이 난 데다 조기상환된 주가연계증권(ELS)에서도 추가 이익을 거둬 당초 목표의 30%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금융(IB) 부문과 홀세일(법인영업) 부문 실적도 두드러졌다. 옛 현대증권의 부동산 투자 등 대체투자 사업이 가세하면서 주식·채권 발행과 더불어 IB부문의 수익원이 다변화된 것이 한몫했다. KB증권은 업계 3위 자본력으로 미국과 유럽 지역의 호텔, 오피스 등 부동산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윤경은 사장과 전병조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B증권은 윤 사장이 자산관리(WM) 부문과 S&T 부문을 맡고, 전 사장이 IB 부문과 홀세일을 전담하고 있다. 출범 초기에는 각 부문의 유기적 결합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일부 있었으나 실적으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톱 체제가 선의의 경쟁으로 발전하면서 각자의 전문성이 극대화됐다"면서 "합병 전 두 증권사 대표를 통합 증권사의 대표로 함께 세운 덕에 화학적 시너지도 조기에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분기 순이익 1000억원은 향후 초대형 증권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거래 부진과 채권거래 손실 등으로 2015년 대비 이익률이 크게 하락했다. 자기자본 4조6000억원 규모의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 순이익 640억원으로 5.7%의 ROE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올 1분기에는 순이익이 3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 또한 1분기 세전이익이 1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 등을 비롯해 국내 주요 증권사 실적은 코스피지수 상승과 운용수익 증가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5개 증권사의 1분기 순이익 규모가 시장 전망치 대비 12% 높게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증권주는 코스피와 흐름을 같이할 전망"이라며 "지수 상승은 부동자금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증권사들에 허용되는 발행어음 제도 시행도 증권사 실적에 긍정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발행어음 제도 시행 시 초대형 증권사들의 세전이익은 평균 217억~406억원 증가한다고 전망한 바 있다.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