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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에 99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7714억원)보다 29.3%,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6121억원)와 비교하면 62.9% 급증한 실적이다. 2001년 신한금융지주 출범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고 성적이다.
신한금융지주와 업계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KB금융지주도 전년 동기(5450억원)보다 59.7%, 작년 4분기 4539억원의 2배에 가까운 8701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역시 2008년 지주 출범 이후 분기당 최고 순익이다. 지난 19일 실적을 발표한 우리은행도 2011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대인 63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하나금융 역시 1분기 실적 전망(에프앤가이드 추정)이 4314억원 수준이다. 올 1분기에만 4대 금융그룹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2조1976억원) 대비 34% 급증한 3조원 안팎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지주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은 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요인도 일조했지만 이자수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실질적인 총량규제를 통해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선 금융당국의 압박이 이어졌는데도 신한금융이 1분기에 거둔 순이자이익만 1조869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 이자수익(1조7147억원)보다 9%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KB금융 이자이익은 1조7264억원으로 1년 전 1조5063억원과 비교하면 14.6% 급증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들어 가계대출 억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전체 가계대출 성장세가 주춤했음에도 이자수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예대마진을 키운 덕분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월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예금금리는 연 1.51%로 작년 말보다 0.05%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평균 대출금리는 0.07% 오른 연 3.51%에 달해 예대금리 차가 4년 만에 처음으로 2%를 돌파했다.
주요 계열사(신한카드·KB증권)에서 생긴 호재성 이벤트도 신한과 KB금융 호실적에 기여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올해부터 신한카드 대손충당금 산출 방식을 바꾸면서 세전 기준 3600억원, 세후로는 28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 환입금이 생겼다. KB금융도 지난해 인수한 KB증권을 올해부터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증권사 수익을 고스란히 그룹사 전체 수익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이 함께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면서 1등 싸움도 더욱 치열
이처럼 KB금융이 가파르게 신한금융을 쫓아오면서 작년까지 9년 연속 순익 기준 국내 1위 자리를 수성해온 신한금융의 자리가 연말에는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태성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