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기업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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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IBK캐피탈, IBK투자증권을 포함해 전년 동기 대비 15.9% 늘어난 43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2년 1분기 이후 최대 실적이다. 이마트 주식매각이익(445억원)과 환율 하락에 따른 환평가이익(340억원) 같은 일회성 비이자이익이 대거 반영되긴 했지만 이자이익의 성장세도 견고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룹 실적의 90%를 차지하는 맏형 기업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어난 40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자이익은 1조1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일회성 요인들이 반영되면서 20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1% 증가했다. 다른 시중은행 대비 이자이익의 증가폭이 낮긴 하지만 순이자마진(NIM)과 자산건전성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분기 1.92%로 업종 1위인 신한은행의 1.53% 대비 0.4%포인트가량 높다. NIM은 은행의 자금운용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로 NIM이 높을수록 이자이익이 늘어난다. 시중은행과 달리 카드 실적이 포함돼 NIM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지만 카드를 제외하더라도 1.7% 수준으로 높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중소기업대출이 전체 대출의 80%를 차지하는 특수은행 특성상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시중은행 대비 높은 편이다. 기업은행의 올해 1분기 NPL 비율은 1.48%로 전년 동기(1.43%) 대비 0.05%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의 비율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측은 올해 1분기 모뉴엘 사기대출 관련 소송에서 패소하며 생긴 일회성 충당금 725억원가량이 반영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모뉴엘 충당금을 제외한 1분기 NPL 비율은 1.44%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대출 전체 규모 성장세는 전년 대비 낮을 전망이다. 기업은행의 올해 중기 대출 증가 목표는 4.8%로 전년(6.6%) 대비 2%포인트가량 낮게 잡았다. 무리한 대출 성장보다는 우량 대출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에 충실함으로써 실적을 견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요인들을 반영해 기업은행은 올해 지배주주 기준 당기순이익 1조314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더욱 큰 관심사는 기업은행이 올해 하반기 KT&G 주식을 매각할지 여부다. 기업은행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KT&G 주식 100만주가량(6.9%)을 매각하게 되면 약 700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배당 여력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기업은행은 최대주주가 기획재정부(51.81%), 한국산업은행(9.49%) 등이기 때문에 배당 압력이 높은 편이다.
최근 3년간 꾸준히 주당 배당금을 늘려왔는데 올해는 그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증권업계에서는 기업은행이 주당 550원 이상을 배당해 배당수익률이 24일 주가 기준 4.5%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KT&G 주식 매각이익까지 더해진다면 최대 6%까지 배당수익률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정욱 대신증권 은행 담당 연구원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KT&G 주식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나 시기와 방식은 아직 미정"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