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이후 재테크 / 대선이후 증시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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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가 코스피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형주 실적 랠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반도체 경기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 실적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 중이라는 것에 주목한다. 지난해 1분기에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곳은 4개 기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9곳의 기업이 '1조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신한지주, SK하이닉스, 포스코,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SK이노베이션 등 업종도 다양하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와 금융을 중심으로 이익이 가파르게 느는 기업을 위주로 주가가 재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가장 먼저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삼성전자를 필두로 실적 랠리를 펼치는 기업이 주가 상승을 이끄는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말 예상 실적 대비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9.1~9.2배 선으로 선진국 평균(16.4배) 대비 50% 넘게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1년 코스피가 사상 최고점을 찍었을 당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8배였지만 지금은 1배를 갓 넘는 수준"이라며 "한국 증시 전반을 가치주로 분류할 수 있어 오른 가격에도 매수 부담이 크게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변준호 센터장은 "1분기 한국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28.4%에 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 이후 국정 혼란이 마무리되고 경기부양 정책이 추가로 나오면서 주가 랠리는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매수세도 대선 이후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한국 증시의 기업가치와 실적 매력은 다른 어떤 국가와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높다"며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증시에서 돈을 뺄 이유가 없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54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하며 증시 전반에 주주 친화 정책이 확산되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신지윤 KT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 정부 들어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활성화되고,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면 코스피는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며 "코스피 상승을 가로막았던 정경유착 등 여러 폐단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주에 이어 주가 움직임이 부진했던 중소형주 랠리가 나올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지수가 견고하면 대형주에 비해 덜 오른 중소형주 투자 관심이 쏠리는 '낙수 효과'가 나올 수 있다.
다만 단기간 원화값이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이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펀더멘털 못지않게 환율 등 다른 변수도 주목해야 한다"며 "원화값이 지나치게 올라갈 경우 외국인이 일단 차익 실현에 나선 후 재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변수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지켜봐야 한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새 정부 들어 북한과의 관계가 어떻게 조성될지가 최우선 관심사"라며 "대북 강경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사이에서 한국 증시 불확실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은 증시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일본의 통화 긴축 정책 여파로 글로벌 금리가 오를 경우 국내 금리도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이 때문에 코스피가 하반기에도 상승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유동성을 줄여 증시 유입 자금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반대로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은 13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자극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중금리가 0.25%만 올라도 이자 부담이 3조원에 달하는 구조다. 가처분소득이 줄어 내수 경기를 죽이고 기업 이익이 떨어지는 악순환 현상이 나올 수 있다. 대선 후 내수 부양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수주로 볼 수 있는 주식이 워낙 많아 어떤 주식이 오를지, 실제 주가 상승이 가능할지도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인수위원회가 없는 정
[홍장원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