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기 상장사 실적 / 주요 상장사 222곳 2분기 실적전망 분석 ◆
16일 매일경제신문과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상장사 222곳의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대비 20.8% 늘어난 44조3929억원으로 전망됐다.
분석 대상 기업은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치를 밝힌 곳으로, 지난해 실적이 없거나 합병·분할로 왜곡이 생길 수 있는 기업은 배제했다. 매출액도 이 기간 7.2% 늘어난 430조2212억원으로 예측돼 '불황형 흑자'라는 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에는 구조조정 효과가 컸던 해로 매출이 크게 늘지 못한 채 이익만 늘어나는 불황형 흑자였다"며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이후 수출이 늘고 있고 기업경쟁력에 의해서 나타나는 실적 호조이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은 대체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종이다.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황이 살아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회사들이 매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흑자전환 기업을 제외하고 가장 큰 폭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상위 10곳 중 6곳이 전기전자 업종이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3억원에 그쳤던 반도체 부품업체 이오테크닉스는 올해 2분기에는 15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가율은 무려 5033%에 달했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21% 늘어난 9417억원으로 예측됐다. 증가율 순위 11위는 SK하이닉스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4% 늘어난 2조827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기전자 업종은 북미 쪽 수요가 양호하고 일부 신흥국 수요가 살아나면서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스마트폰 사용 증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UHD TV, 프리미엄 가전제품 수요가 부품산업에까지 파급력을 미치며 실적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이어 "환율 여건은 주시해야겠지만 적어도 아이폰 출시 전인 2분기까지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조조정 대상인 조선, 해운, 철강 등 일부 업종의 2분기 전망도 대체로 밝다. 지난해 2분기 2838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41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분할했기 때문에 이번 조사대상 기업에서 빠졌다.
대한해운과 팬오션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3%, 26.6% 늘어난 255억원, 5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포스코(51.8%)와 고려아연(17.7%), 세아베스틸(11.2%) 등 철강 기업들도 2분기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부터 석유화학, 철강 등 전반적인 소재 가격이 오르면서 주요 대기업의 매출원가와 이익이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자동차와 호텔레저 업종은 2분기 전망이 어둡다. 다른 철강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도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 영업이익은 10.4% 줄어든 1조5783억원, 기아차는 17.4% 감소한 6369억원으로 전망됐다. 호텔레저 업종에선 파라다이스(77%)와 호텔신라(59%)가 증감률 최하위권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윤진호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