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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선 그동안 강조해오던 '마을재생'을 본격화하고, 다른 한편에선 도심 내 낙후지역이 개발될 수 있도록 개발을 허용해주거나, 주변 재생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식이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개최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숭례문과 서울역과 인접한 중구 봉래동1가 48-3 일대를 정비구역으로 지정, 저층건물 일색이던 이 구역에 고층빌딩이 들어설 수 있도록 했다.
이 구역에는 높이 89m의 YTN 빌딩과 우체국빌딩 등이 있지만, 그 외 구역은 고시원과 주유소 등이 있는 저층 노후건물이 많다. 서울시는 이들 저층주거지가 있는 1구역과 3구역에 주민제안으로 YTN빌딩과 비슷한 높이의 20층 규모 고층빌딩을 짓는 제안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으면서도 개발이 더뎠던 이 지역이 '재생'하는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역 내 근현대건축물인 '관문빌딩'의 역사성을 고려해, 이 건물의 디자인과 스타일을 최대한 살려 지을 것을 주문했다. 지하철 출입구 및 지하보도를 지구 내부로 통합 이설해 보행이 입체적으로 연계되도록 했고, 세종대로와 통일로 변에 1개 완화차로를 확보하는 등 교통처리계획을 개선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역과 남대문과 인접하는 도심의 관문으로서 도심지 내 토지의 효율적 이용과 도시기능 증진 및 국제교류기능 활성화를 위한 업무중심지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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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새 정부가 도시재생 예산 10조원을 매년 추가로 편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서울시가 그동안 진행해 왔던 경제기반형 재생 사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만 한 해 2조원 정도의 도시재생 예산이 지급될 예정이라 상대적으로 많은 돈이 필요한 도심 속 대규모 재생 사업에 예산을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용산 개발, 서울역 개발 등의 진척을 기대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전 정권에서 서울시와 정부 간의 견해차도 이들 사업 부진에 한몫했다.
서울시는 마을재생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번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두 건의 마을재생 사업이 서울시 승인을 받았다.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한양도성 주변 행촌권 성곽마을을 주거환경관리사업지로 최종 확정했다. 종로구 행촌동 210-678 일대인 행촌권 성곽마을은 총 14만1234㎡의 대규모 주거지다. 문재인 대통령의 '도시재생 뉴딜' 주요 무대가 될 노후 저층주거지 지역이기도 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촌권 성곽마을은 인왕산 자락의 돈의문 뉴타운과 재개발 구역 사이에 있는 소외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행촌권 성곽마을은 주거환경관리사업을 통해 마을 특성화와 주거환경 개선을 본격화한다. 서울시는 행촌권 성곽마을 일대를 '도시농업마을'로 특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시농업 교육장, 상담, 커뮤니티 공간의 역할을 할 인프라 시설인 '행촌共터' 1~3호점 사업과 주민역량 강화를 위해 '행촌共감 도시재생대학'이 그동안 선도사업으로 진행돼 왔다. 물리적 재생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경제가치까지 창출하는 사회적경제 주거재생 모델인 것이다. 이 외에도 마을 정체성 강화를 위해 행촌권 성곽마을의 고유한 경관인 경사로와 계단을 정비하는 '오르樂 행촌 마을길 가꾸기' 사업, 한양도성 등 마을자원을 연결하는 탐방로 발굴을 실시해 마을 내 역사문화 환경가꾸기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인수봉숲길마을(수유동 516-21 일대)에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진행하는 정비계획안도 이번 도시계획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인수봉숲길마을 또한 노후 저층주택 밀집지역이다. 사업 계획안은 주민공동이용시설을 조성하고, 안전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도로 확폭과 급경사지 핸드레일 설치 등 내용을 담고 있다. CC(폐쇄회로)TV 설치와 마을입구 디자인 포장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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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환경관리사업 지역으로 선정되면 사업 계획 수립부터 최종 공사 종료 시점까지 서울시와 자치구의 지원을 받는다
[박인혜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