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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또 사상최고 26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12.37포인트(0.53%) 상승한 2355.30으로 장을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08억원, 85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한주형 기자] |
그동안 개미들은 수년간 이어진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학습효과에 '코스피가 더 오르겠느냐'는 회의감을 떨치지 못하고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무서운 속도로 투자금을 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코스피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개미들도 환매 행진을 끝내고 상승세에 베팅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진단이다. 이대로라면 실적 장세 이후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도 한 단계 더 올라갈 여지가 커지는 셈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 133억원이 순유입했다. 1162억원이 새로 들어오고 1029억원이 환매로 빠져나가며 소폭이나마 이달 들어 처음으로 순유입세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23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자 새로운 강세장 진입에 따른 추가 상승 기대감에 신규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이어진 자금 유출 규모를 고려하면 차익실현을 위한 펀드 환매가 충분히 이뤄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지난 2일부터 23일까지 13거래일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93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주가 상승 흐름이 예상외로 길게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회의감'보다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랜 박스피 학습효과에 젖어 있던 개인투자자들이 이제는 "박스피가 아닐 수 있다"는 기대를 갖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장기 박스피에 익숙했던 투자자들이 기계적인 환매로 대응했지만,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향후 더 강해진다면 환매 속도는 점차 느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거부감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코스피 랠리가 더 지속되면 이 같은 분위기는 반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기준점'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더 오르면 팔겠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주식시장이 연일 신세계를 열어가자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이익 실현성 환매만 이어가던 개인들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며 "이는 지수가 사상 최고점을 경신하는 상황임에도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규모가 3월부터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규 자금 유입은 향후 국내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판단했다.
실제 환매 지수대도 이전보다는 확실히 높아진 모습이다. 1분기에는 지수 상승 초기 국면인 코스피 2050~2100선에서 환매가 큰 폭으로 이뤄졌다면 2분기에는 2250대 이상에서 환매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일간 평균 순유출 규모를 살펴봐도 2200~2250선에서는 420억원이었지만 2250 이상으로 올라가자 754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시장 전체적으로 자금이 빠지더라도 일부 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연초 이후 중소형주 펀드, 성과 우수 펀드 등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5일 집계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 중에서 연초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온 펀드는 일종의 중소형주 펀드인 'KB스타코스닥150인덱스' 펀드다. 657억원이 유입됐다. 이어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연금저축' 펀드(481억원) '베어링고배당' 펀
중소형주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8.1%다. 최근 1년 수익률은 -1.4%로 성과가 개선되는 추세다. 같은 기간 대형주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평균 11.6%다.
[김효혜 기자 /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