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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BGF리테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59% 급등한 13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7.75% 오른 13만9000원을 찍으며 14만원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KT&G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1% 빠진 10만8500원에 마감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이코스는 필립모리스가 개발한 궐련형 전자담배다. 지금까지의 전자담배는 액상 니코틴을 가열해 이용했다면 아이코스는 실제 담뱃잎 고형물을 기기에 꽂아 데우는 방식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일반 담배의 효과를 재연했다는 것이 필립모리스의 설명이다. 또 아이코스는 불을 붙이지 않기 때문에 일반 담배에서 검출되는 유해한 물질이 평균 90% 줄어들었다는 게 회사측의 주장이다.
증권업계에서 아이코스를 주목하는 이유는 BGF리테일과 KT&G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후폭풍 때문이다.
우선 BGF리테일의 경우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아이코스 판매채널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아이코스는 지난 27일 광화문과 가로수길 전용매장에서 사전 판매가 시작됐고, 오는 6월 5일부터 아이코스 스토어와 서울 전역의 CU 편의점에서 공식 판매가 이뤄진다. CU편의점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이다. 사전 예약판매가 진행됐던 지난 27~28일 전용매장 앞에서는 아이코스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인파들로 혼잡했다. 28일 가로수길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이우현 씨(35)는 "일반 담배의 대체제로 아이코스를 생각하고 있다"며 "아이코스가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자리를 잡을 것 같아 이참에 BGF리테일 주식도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이코스 판매는 BGF리테일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전자담배 기기와 기기에 꼽는 담배형 스틱(히츠스틱) 판매마진은 각각 6%, 9%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국내 담배시장에서 전자담배의 시장점유율을 2%로 가정할 경우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BGF리테일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 7%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아이코스를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아이코스가 앞서 일본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편의점 1위 업체인 세븐일레븐을 통해 첫 선을 보인 아이코스는 지난 2015년 4분기 출시 당시 일본 담배시장 점유율은 1.1%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4.9%까지 오르더니 올해 1분기에는 9.6%까지 치솟았다.
이날 삼성증권은 아이코스 판매계약 효과를 반영해 BGF리테일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3만8000원으로 올려잡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이코스를 향한 장밋빛 전망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CU편의점이 새로운 담배 시장에서 국내 독점적 지위를 계속 유지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또 필립모리스 이외에 다른 담배회사들 역시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를 준비 중인만큼 CU의 경쟁 편의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가능성도 있다.
KT&G는 아이코스의 등장에 따라 단기 충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아이코스가 일본 시장에서 선전했던 것처럼 한국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는다면 KT&G의 당기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이코스가 궐련 담배 판매량을 각각 5%, 10%, 15% 잠식할 경우 KT&G의 주당순이익(EPS)는 각각 3.5%, 6.8%, 10.1% 감소할 것"이라며 "연간 영업현금 흐름 역시 480억원, 930억원, 139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피어오르고 있는 아이코스에 대한 흥행 기대감에 대해 정부 규제적인 차원에서 차분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아이코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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