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인상 방향 트나 / 재테크지형 어떻게 바뀌나 ◆
12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사에 부동산 시장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잡기 위해 금융 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축소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 카드까지 꺼낸다면 부동산 시장 전반에 큰 충격파를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상황이어서 금리 인상에 따른 파장이 클 수 있다"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에는 미분양이 쌓이고 하반기에는 입주 물량이 많아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빌딩,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게 된다. 시중의 유동성 자금이 부동산에 몰린 가장 큰 이유가 '저금리'를 이용한 레버리지 투자였기 때문이다.
강남의 한 빌딩 중개업체 관계자는 "급작스러운 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이 높아지면 은행 빚이 많은 건물주는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 있다"면서 "지금부터라도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삼가고 이를 줄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중립적 요인으로 꼽힌다.
조재영 금융교육전문업체 웰스에듀 부사장은 "이번 금리 인상 시그널은 국내 부동산 가격 급등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 인상은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 요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경기가 좋아졌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주식에는 나쁘지 않은 소재"라고 말했다.
곽상준 신한금융투자 본점영업부 PB팀장은 "보통 금리 상승기 초기에 주가가 많이 오른다"면서 "신영밸류고배당펀드 같은 우량 배당주나 가치주를 선별해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초과 수익을 노려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투자 상품으로는 선진국 하이일드(BBB- 이하) 채권이나 비철금속·농산물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고려해봄 직하다는 충고다.
조재영 부사장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경기지표가 개선되는 상황에서는 기업 부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하이일드 채권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에 발맞춰 '강(强)달러'에 베팅하는 재테크 전략을 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송재우 신한PWM 압구정센터 팀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곧 달러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달러로 직접 투자해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달러 표시 채권이나 달러 주가연계증권(ELS)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 4~5% 수익률이 나오는 달러 표시 채권은 일정 기간 약정된 이자를 계속 받으면서 향후 달러 자산 가치가 상승하면 이를 다시 원화로 환전
은행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 상승 속도가 빠르다"며 "변동금리 대출 보유자라면 이를 고정금리로 전환하거나 하루라도 빨리 빚을 갚아 대출 자산을 줄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최재원 기자 /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