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주식형 펀드 성적표 ◆
2년 전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국내 주식형 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했던 30대 후반 직장인 조 모씨는 요즘 걱정거리를 하나 덜었다. 투자 1년 만에 -30%의 처참한 수익률을 기록하던 펀드가 중간에 한 차례 '물타기(추가 1000만원 납입)'를 거쳐 최근 원금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조씨는 "오르는 전세금에 보태겠다고 아내 몰래 투자했던 돈이라 큰 손실이 나 걱정했는데 올해 극적으로 반전하면서 이제야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가 올해 상반기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펀드 투자자들에게 7년 만에 가장 큰 수익을 안겼다. 올해 코스피가 급등한 덕분이다.
23일 펀드평가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올해 상반기 평균 수익률(20일 기준)은 16.0%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고작 0.6%에 불과했다. 예금 이자율에도 못 미치면서 펀드는 더 이상 국민 재테크 상품에서 멀어지는 분위기였다.
더욱이 지난해 설정액 상위 10개 펀드 기준 작년 연간 평균 수익률이 -6%에다 2%에 가까운 수수료만 떼어가 투자자들에게 '골칫덩이'였다. 하지만 올 들어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다시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가 올해 7년 만에 최고의 수익을 내는 것은 양적 완화로 살아난 선진국 경기 회복 효과가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본격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97조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70조원 안팎에 머물렀던 국내 상장기업들의 연간 총 순이익은 지난해 95조원까지 회복됐다. 올해는 최고 130조~14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해외 주식형 펀드도 평균 12.2%의 수익률을 기록한
박성현 블랙록자산운용 이사는 "신흥국에 대한 투자 의견을 최근 상향 조정했다"면서 "4∼5년간 기업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평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