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SCI의 글로벌 증시 진단 / 中 A주 신흥국지수 편입 후폭풍 ◆
현재 한국이 MSCI신흥국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 다음으로 많은 17% 선이지만 내년 8월 중국 A주가 편입 완료되면 중국 비중은 0.73%포인트 늘어나고, 한국은 0.23%포인트 줄어들게 된다. 단순 계산으로 46억달러 정도가 이탈하는 셈이다. 하지만 올해 관찰대상국에 편입된 사우디아라비아가 MSCI신흥국지수로 들어오고 중국 A주가 전량 편입되면 여기서만 최대 22%가량을 차지하게 된다.
MSCI 헨리 페르난데스 회장은 지난달 중국 A주의 MSCI신흥국지수 편입을 결정하기에 앞서 수많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컨설팅을 받은 후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이들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체감했다"고 밝혔다. MSCI는 뱅가드그룹, 블랙록, 티로프라이스, 모건스탠리, JP모건 등 전 세계 유수의 기관투자가들이 전체 지분의 96.7%를 보유한 뉴욕증시 상장기업이다. 세계 최대 지수사업자인 MSCI는 중국의 신흥국지수 편입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상 수많은 기관투자가와 주주·고객들의 컨설팅을 받아 이를 대리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세계 100대 자산운용사 중 97개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MSCI 입장에서도 미국 뉴욕증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중국을 신흥국지수에 편입시키면서 고민이 커졌다는 게 페르난데스 회장의 전언이다.
그는 "접근성이나 수익금 회수 제한 등 중국의 신흥국지수 편입을 문제 삼아왔던 전 세계 투자자들이 돌아서게 된 것은 중국 정부가 그만큼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라며 "시가총액 7조달러 규모의 중국 편입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그만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당장 MSCI신흥국지수만 봐도 중국은 점점 더 편입 규모를 늘리고 싶어 할 것이고 올해 검토 대상에 오른 사우디아라비아도 편입을 원하고 있어 향후 투자자들은 더욱 엄격한
그는 "30년 전 한국이 신흥국지수에 편입될 때만 해도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고수익 투자법은 좋은 주식을 잘 골라 투자하는 것 하나뿐이었지만 지금은 각종 파생상품 등 다양한 시장이 열렸다"며 "한국도 향후 갈 길을 잘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