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추진하며 기대한 것처럼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천편일률적인 서비스만 유지하던 기존 은행들을 긴장시켜 자발적으로 혁신에 나서도록 하는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은행들은 인터넷은행 탄생과 맞물려 앞다퉈 '모바일 뱅킹' 강화 전략을 내놓고 완전 비대면 신용대출 등 과거에는 좀처럼 시도하지 않았던 과감한 변신에 나선 상태다. 여기에 인터넷은행 역시 하반기 새로운 개념의 방카슈랑스와 주택담보대출 등을 내놓고 또다른 변화에 나설 예정인 만큼 인터넷은행발 은행 서비스 진화가 더 가파른 속도로 전개될 것이란 게 시장의 진단이다.
인터넷은행 돌풍에 시중은행들은 그간 무늬만 비대면이던 모바일 뱅킹을 100% 비대면 거래로 바꿔나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을 은행 방문 없이도 받을 수 있는 '무방문 기금 전세자금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영업점 방문과 서류대출 없이도 신청부터 대출실행까지 가능한 직장인 전용 신용대출 신상품을 출시했다. 내부 조직도 디지털 분야를 확 키우는 쪽으로 바꿨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아예 최고 디지털책임자(CDO) 자리를 신설했고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오픈API, 클라우드, 디지털 경험(DX) 등 5개 핵심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하는 그룹내 연구소까지 세웠다.
저축은행의 변신은 더 극적이다.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금리의 수신상품, 낮은 신용등급 대출자를 겨냥한 중금리대출 상품이라는 주무기가 인터넷은행 공세에 무장해제 되면서 전반적인 금리 재조정에 나선 상태다. 케이뱅크가 업계 최고수준인 연 2%대 고금리 예금을 내놓자 저축은행 평균 정기예금 금리(12개월 기준)도 케이뱅크 줄범 전 2.02%에서 현재 2.17%까지 올라갔다. 대출도 마찬가지다. 연 6.9% 업계 최저금리 신용대출 '사이다'를 취급하는 SBI저축은행은 아예 인터넷은행 대출상품에 대한 대항마로 최저 연 5.9% 금리를 내건 중금리 대출 신상품을 내놨다.
27일 카카오뱅크까지 시장에 새롭게 뛰어드는데다 케이뱅크가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하반기 금융권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비대면 모바일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주주사인 한화생명과 인터넷 전문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등과 손잡고 차별화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 신상품을 출시한다. 해외여행을 위해 공항에 도착한 소비자의 위치정보를 활용해 특성에 맞는 여행자보험을 추천하는 등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맞춤형 방카슈랑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인터넷은행 출범 초기부터 지적됐던 은산분리 규제 족쇄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현재 은행법상 금융사가 아닌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최대 10%, 이중 의결권은 4% 이내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 때문에 KDDI 나 알리바바 등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최대 주주로 활약하며 자본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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