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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키움투자자산운용도 TDF 출시를 위해 미국의 전문 운용사와 제휴를 추진 중이다. 현재까지 수익률과 자금 유입 측면에서 삼성자산운용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운용사들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TDF에는 총 3025억원(7일 기준)이 유입됐다. 꾸준한 자금 유입에 힘입어 국내 TDF 설정 규모는 총 3547억원으로 불어났다. 연말로 갈수록 퇴직연금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유입금 증가 폭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개별 펀드를 살펴보면 작년 4월 출시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한국형TDF2045'의 경우 최근 1년 수익률은 12.7%, 연초 이후 수익률은 11.5%로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나머지 운용사들의 TDF는 출시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3개월 이하 수익률만 집계됐다. 최근 3개월 수익률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전략배분형TDF2045년'이 5.6%, '한국투자TDF알아서2045'가 4.3%, '삼성한국형TDF2045'가 4.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자산배분을 통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인 만큼 특출한 성적을 내지는 못해도 연 8~10% 수준의 수익을 꾸준히 내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가 호조를 보여 대부분의 TDF가 목표수익률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펀드별 자금 유입 기준으로는 삼성자산운용의 TDF 시리즈에 가장 많은 자금인 1300억원가량이 유입됐다.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약 75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약 380억원이 들어왔다. KB자산운용과 신한BNPP자산운용에는 각각 360억원과 251억원이 유입됐다.
운용 보수는 최근 출시된 KB자산운용의 TDF 시리즈가 연 0.13~0.15%로 가장 낮았다.
키움투자자산운용도 연내 TDF를 출시하기 위해 최근 '퇴직연금 컨설팅팀'을 신설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한투·KB처럼 미국의 TDF 전문 운용사와 손잡고 상품을 선보일 예정으로 미국의 몇 개 운용사에 제휴를 타진 중이다. 장정명 키움투자자산운용 경영전략본부장은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미국의 TDF 전문 운용사들과 제휴를 위한 의견을 교환 중"이라며 "연내 TDF 출시를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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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이 TDF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고령화의 가속화로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방치된 채로 몸집만 커져가는 퇴직연금 시장을 잡기 위해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히든카드가 TDF인 것이다. 실제 근로복지공단 근로복지연구원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퇴직연금펀드의 순자산은 총 10조4688억원으로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대비 수단으로 퇴직연금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하면서 TDF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26일부터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 대상이 확대된 까닭에 업계에서는 IRP 계좌를 통한 TDF 가입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DF는 연금 계좌뿐만 아니라 일반 계좌를 통해서도 투자할 수 있다. 연금 계좌의 경우 연간 납입금액 한도가 1800만원이라 그 이상의 목돈을 한번에 투자할 때는 일반 계좌를 통해야 한다. 다만 연금 계좌를 통해 투자하면 과세이연 효과가 발생해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저성장·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은퇴 준비에 대한 관심이 커져 TDF 출시 및 가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금융투자에 지식과 경험이 부족해 자신이 없는 투자자라면 TDF 가입을 고려해 볼 만
■ <용어 설명>
▷ TDF : 은퇴 시점을 설정하면 생애주기별 자산배분 프로그램(Glide Path)에 맞춰 자동으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정해주는 펀드. 주로 5년 단위의 시리즈로 출시돼 투자자가 시리즈 중 목표 은퇴 시기에 해당하는 펀드에 가입하도록 돼 있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