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리스크에 금융시장 휘청 / 증시 덮친 8월 위기설…과거 위기때와 비교해보니 ◆
![]() |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반도 위기설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과거 북한 도발을 분석한 결과 총 8차례 도발 중 6차례에 걸쳐 도발 당일 코스피가 하락했다. △북한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1993년 3월 12일) △제1차 핵실험(2006년 10월 9일) △제2차 핵실험(2009년 5월 25일) △천안함 피격(2010년 3월 26일) △연평도 포격(2010년 11월 23일) △제3차 핵실험(2013년 2월 12일) △제4차 핵실험(2016년 1월 6일) △제5차 핵실험(2016년 9월 9일) 등을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 사건 발생 당일 주가가 하락한 6차례의 평균 하락률은 0.8%로 나타났다. 사건 발생 일주일 후 평균 등락률이 -0.1%로 단기간 내 낙폭을 만회했다. 2006년 10월 북한 1차 핵실험이 발생했을 때만 2.4% 급락했을 뿐 다른 이벤트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외국인투자자는 1차 핵실험 발생 후 한 달 동안 1조6000억원가량 국내주식을 팔아치웠다. 하지만 6개월 내에 다시 그만큼을 매수했다.
지난달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당일 코스피는 0.6% 하락했다. 이후 코스피는 북한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같은 달 13일 2400선까지 돌파한 뒤 2451.53(7월 24일)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외국인 자금이 2조4000억원가량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현재 지수는 고점 대비 3% 넘게 하락한 상황이다.
주식시장 전문가 대부분은 북한 리스크가 당분간 코스피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과거 북한 도발 사례처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대다수다. 구재상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 대표는 "북한의 도발은 한국이 아닌 미국을 타깃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다만 우리나라 영토에 실제 포탄이 떨어지는 일이 벌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50~70포인트(2~3%) 정도 급락 가능성은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조정에 대해 코스피가 그동안 단기간 많이 올랐고 글로벌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 때문이지, 북한 문제가 결정적 이유는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진성남 하이자산운용 본부장은 "이달 24일 잭슨홀 미팅(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 모임)부터 다음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중앙은행(ECB) 회의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을 상황인데 북한 불안이 시장 하락을 좀 더 빠르게 유발했을 뿐"이라며 "어느 정도 조정을 받은 이후 다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최근 북한 ICBM 발사는 핵과 맞물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위협이기 때문에 시장 충격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지율이 바닥인 미국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상황을 뒤집을 만한 계기가 필요하고 북한 문제가 그중 하나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 북한 문제는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주식시장의 하단을 이야기하기 어려
그는 외국인 수급과 관련해 "외국인들 입장에선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상당한 이익을 봤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굳이 자금을 지금 넣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면서 "다만 매도세는 한번에 대량으로 나타나진 않고 조금씩 분산되면서 하반기 내내 조정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재원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