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월세 시장은 집값과 달리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월간 전세가격 상승률은 전국 기준 0.02~0.08% 선을 벗어나지 않았다. 이는 최고 0.61% 수준의 월간 변동률(2015년 4월)을 기록한 지난 몇년 동안의 전세 상승세와는 비교적 안정적인 추이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도 올해 1월 4억 2153만원에서 지난달(4억 3128만원 ) 1100만원 정도 오른데 그쳤다. 강남 11개구 아파트 전세값도 같은 기간 1300만원가량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올 한해 3000만원 가까이 뛴 것과 대조적이다.
따라서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은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지난 1월 68%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져 지난 7월에는 67.3%를 기록했다. 전국 매매가 대비 전세값도 같은 기간 68.1%(1월)에서 67.9%(7월)로 하락했다.
세입자의 월세 부담 수준을 보여주는 전월세 전환율도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2분기 주택 전월세 전환율'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전월세전환율은 전분기 대비 0.2% 하락한 5%를 기록했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전환율 수치가 낮을수록 월세 부담이 줄어든다. 재건축을 앞둔 노후 아파트가 많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등 동남권이 4.5%로 서울에서 가장 낮았다.
일부 조사기관은 전월세 전환율이 상승세로 전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국감정원이 신고 기준 실거래정보를 통해 전국 주택의 전월세 전환율을 산정한 결과 지난 6월 전월세 전환율은 5년 5개월만에 올랐다. 감정원은 지난 5월까지 6개월째 6.4%를 유지했던 월간 전월세 전환율이 6.5%로 소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감정원 조사 기준 월간 전월세 전환율이 오른 것은 지난 2012년 1월(9.2%) 이후 처음이다.
다만 8·2 부동산 대책으로 전월세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출 등이 막힌 주택 수요자들이 집 구입을 포기하고 전월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등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이 이주를 시작하는 곳을 중심으로 전월세난이 심화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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