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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성세환 전 회장이 사퇴한 뒤 후임을 뽑기 위해 BNK금융지주는 두 차례에 걸쳐 임원추천위원회를 개최했지만 차기 회장을 선임하지 못했다. 21일 2차 임추위 개최에도 차기 회장을 결정하지 못하자 아예 세 번째 임추위를 뒤로 확 밀어버렸다. 3차 임추위가 열리는 다음달 8일에도 차기 회장을 선임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BNK금융그룹은 지난 4월 성 전 회장 구속 이후 4개월째 경영 공백 상태다. 현재 BNK금융 출신인 내부 인사 박재경 BNK금융지주 부사장과 '외부 낙하산' 논란을 빚고 있는 김지완 전 하나금융 부회장이 2파전을 벌이고 있는데 '내부 적폐 청산'과 '낙하산 방지'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누가 내정돼도 내부적인 혼란을 키울 것으로 보여 경영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시장 전망이다. 회장의 부재가 지속되면서 채용부터 신사업까지 BNK금융 내 중요 의사 결정이 필요한 사업은 모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BNK금융 관계자는 "다음달 8일에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비상시국"이라며 "이사들이 전원 사임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든지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사임했지만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성 전 회장이 22일 보석으로 풀려난 것도 또 다른 이슈가 될 수 있다. 법적으로 성 전 회장이 임추위에 복귀해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장 자리는 이원태 전 행장이 지난 4월 퇴임한 이후 5개월째 공석이다. 수협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수협중앙회와 공적자금을 투입한 정부가 서로 자기 사람을 행장 자리에 앉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 측은 내부 출신 금융 전문가가 수협은행을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공적자금관리를 위해 관료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행장추천위원회를 언제 다시 열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달 31일 임기가 끝나는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후임 인선 작업은 시작도 못했다. 손해보험협회는 "협회 정관상 차기 협회장 선출이 안 됐을 경우 현 대표가 임기를 이어간다"는 답변만 할 뿐 향후 인선 계획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가이드라인을 받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A손해보험 관계자는 "실손보험 개선, 설계사 근로자 지위 인정 논란 등 업계 차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은 많은데 협회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업계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손보협회가 회장 선출을 미루자 회장 임기 만료가 다가오는 은행연합회(11월 30일), 생명보험협회(12월 8일), 금융투자협회(2월 3일) 등 타 업권 협회도 불안한 모습으로 손보협회만 바라보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94%를 보유한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3월 6일 최종구 전 대표(현 금융위원장)가 수출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6개월 가까이 대표가 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 김상택 전무가 4월 19일부터 일시대표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데 아직까지 대표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소식은 없다. 수출입은행장 역시 지난달 최종구 전 행장의 금융위원장 임명으로 한 달 넘게 공석이지만 후임 행장 임명 논의는 오리무중이다. 그나마 서울보증보험과 수출입은행장은 금융감독원장, 금융위원회 고위공무원 인사와 맞물려 이르면 다음달 중 새 행장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진단이다. 금융권 초유의 관심사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연임 여부(11월 20일 임기 만료)도 최근 금융권의 과도한 정치권 눈치 보기에 따른
[박준형 기자 / 정석우 기자 /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