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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미국의 연금 전문 자산운용사 티로프라이스는 지난 16일 홍콩법인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OLED 장비업체 AP시스템 지분을 5.16% 사들였다. 지난 14일까지 이 회사 지분 4.78%를 보유했는데 이날 추가로 0.38%(5만1532주)를 더 사들이면서 5% 이상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티로프라이스뿐만 아니라 최근 외국계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국내 OLED 종목 투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매일경제가 금감원 전자공시를 분석한 결과 비아트론(라자드자산운용·국민연금) AP시스템(티로프라이스·국민연금) 에스에프에이(국민연금) 실리콘웍스(템플턴자산운용) 테라세미콘(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OLED 관련 5개 종목에 대해 주요 기관투자가가 5% 이상 지분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종목은 시가총액이 5000억원에서 1조원 내외 중형주가 대부분이다. 삼성SDI나 LG디스플레이는 시가총액이 10조원 이상이다 보니 5% 이상 대량 보유 기관이 없는 것이다. 삼성SDI의 경우 하반기 이후 연기금이 720억원, 자산운용사가 550억원을 각각 순매수하고 있다.
한 대형 사모펀드 전문운용사 관계자는 "OLED는 단순히 반짝하고 끝나는 테마가 아니라 최소 5~10년 이상 갈 수 있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큰 추세"라면서 "국내 일각에선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보는 의견도 있지만 국외 대다수 펀드매니저는 OLED 종목의 주가 상승을 이제 시작 단계로 보고 강한 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글로벌 IB들도 OLED 관련주 투자가 유망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무라는 이달 10일 AP시스템 종목 분석 보고서에서 "모바일의 LCD에서 OLED로의 구조적인 수요 이동이 글로벌 OLED 생산 확장을 이끌 것"이라면서 "2년 동안 중국 패널 제조업체들로부터의 신규 수주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보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중순 발간한 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현재 삼성과 애플 스마트폰의 수요뿐만 아니라 향후 접는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OLED 산업은 글로벌 하드웨어 분야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구체적으로 세계 OLED시장 규모가 지난해 150억달러(약 16조9000억원)에서 2020년 460억달러(약 51조8000억원)로 4년 동안 3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국내 OLED 관련 기업들 실적은 올해 전년 대비 두 배 규모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OLED 관련 주요 10개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증가율은 102%로 집계됐다. LG디스플레이(135.6%) 덕산네오룩스(393.0%) 엘오티베큠(185.3%) 테라세미콘(96.4%) 비아트론(77.1%) 에스에프에이(68.1%) 등의 영업이익 증가가 특히 두드러진다.
주가 상승세도 뜨겁다. OLED 핵심 10개 종목의 연초 이후 지난 23일 기준 주가등락률은 평균 30.4%로 집계됐다. 삼성SDI(73.4%) 덕산네오룩스(61.9%) 주성엔지니어링(53.1%) 실리콘웍스(41.4%) 등이 특히 많이 올랐다. 이들 종목 대부분이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고, 코스닥의 같은 기간 평균 상승률이 2%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OLED 관련주가 얼마나 많이 올랐는
업황 개선에 기존 종목들 주가 수준이 높아지면서 OLED 장비 업체들의 신규 상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코스닥에 상장된 힘스는 1999년 설립된 OLED '마스크 공정' 장비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제조 업체다. 비슷한 사업을 하는 케이피에스도 다음달 6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