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블루홀이 장외 주식시장에서 '신데렐라'로 급부상했다. 25일 장외 주식 정보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블루홀 주가는 이날 현재 40만원에 달한다. 7월 말 20만원 미만에서 한달새 두 배 이상 폭등한 셈이다. 그럼에도 40만원 이상에 매수하겠다는 투자자가 적지 않은 상태다.
발행주식 수를 감안하면 기업가치는 2조8338억원으로 무려 3조원에 육박한다. 코스닥 기업 가운데 이보다 시가총액 규모가 큰 곳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메디톡스, CJ E&M 등 4곳 뿐이다.
장외 주식의 성격상 상장기업 시총과 동등 비교하긴 어렵지만 상장기업을 통털어 봐도 당장 게임주 가운데 3위 수준이라는 점은 놀랍다. 현재 넷마블게임즈가 시총 13조2000억원, 엔씨소프트가 8조4000억원이다. 이 밖에 컴투스와 NHN엔터테인먼트 정도가 1조원을 넘는 수준이다.
장외시장 '대장주' 격인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LG CNS 등의 시총 규모도 이미 앞질렀다.
작은 게임업체인 블루홀 주가가 이처럼 폭등한 것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블루홀지노게임즈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 덕분이다. 전략 1인칭슈팅(FPS) 게임으로 아직 정식 출시가 되지 않았음에도 판매량 800만장, 동시 접속자 7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틀그라운드 단일 매출만 이미 2000억원을 훌쩍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배틀그라운드의 콘솔 버전을 직접 퍼블리싱하기로 하면서 머지않아 최강 게임인 '오버워치'의 시장점유율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블루홀 창업자는 이미 인터넷 업계에서 수차례 히트를 친 장병규 이사회 의장이다. 인터넷 채팅 '세이클럽', 검색사이트 '첫눈', 온라인게임 '테라' 등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블루홀의 기업가치가 크게 증가하면서 상장 가능성도 주목된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적자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른바 '테슬라식 상장'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식 상장'이란 적자 상태이지만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증시에 기업공개(IPO)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블루홀 관계자는 "근시일내 상장 계획은 없다"며 "배틀그라운드 정식 출시 후 다양한 플랫폼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테라M, 프로젝트W 등 다양한 라인업을 런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 의장은 블루홀 지분 20.4%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K-Net컬처&콘텐츠 벤처펀드가 9.3%, 알토스 벤처가 6.2% 등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64%를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벤처캐피탈 포함)는 6월 말 현재 620여 명이다. 블루홀 지분 2.4%를 가지고 있는 코스닥기업 넵튠은 최근 실적 부진에도 주가가 오르는 등 간접적 수혜를 입고 있다. 올해 초 카카오는 넵튠에 1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했고, 넵튠은 이 가운데 50억원을 블루홀에 투자했다. 배틀그라운드 국내 퍼블리싱을 카카오게임즈가 맡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시장 일각에선 중국 텐센트가 기존 주주들에게 블루홀 지분 인수를 여전히 타진하고 있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최근 블루홀이 블루홀지노게임즈를 합병하려던 계획을 돌연 취소하면서 향후 IPO 플랜을 어떻게 가져갈지 관심이 쏠린다.
블루홀지노게임즈는 현재 블루홀의 연결대상 종속회사에서 제외돼 있다. 이로 인해 블루홀 개별 매출은 지난해 265억원, 올 상반기는 67억원에 그친다. 블루홀지노게임즈는 작년 매출 10억원에 56억원 당기순손실을 봤으나 올해는 실적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실제 상장 준비절차에 들어가면 주간사와 함께 적정 주가를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장외 주가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가 유의할 대목이다.
이경일 흥국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는 미국과 중국 사용자 비중이 높아 향후 견조한 실적이 지속될
[신헌철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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