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금감원장에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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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내정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식 임명 절차를 거쳐 8일 취임할 예정이다. 최 내정자는 1998년 금융감독원이 설립된 이후 최초의 민간 출신 원장이어서 특히 주목을 받는다. 금감원장은 1대 원장인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부터 진웅섭 10대 원장까지 예외 없이 경제관료 출신이 맡아온 바 있다.
6일 금융위원회는 "최 내정자는 오랜 기간 금융 분야 주요 직위를 두루 거치며 폭넓은 연구 실적 및 실무 경험과 높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임명 제청한 배경을 설명했다. 당초 금감원장에는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지만 금융 경력이 전무하다는 세간의 비난 여론이 거세 결국 최 내정자로 인선 방향이 바뀌었다는 후문이다.
최 내정자는 경기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프랑스 릴대, 1986년 파리도핀대에서 각각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3월 경제위기대응 컨트롤타워인 금융감독위원회 산하 감독기구경영개선팀장을 맡아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이 수장을 겸하는 금감원 설립 초기에 조직 기능 재정립 업무를 관장했다. 당시 이헌재 금감위원장 겸 금감원장에게 발탁된 인물이라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1999년 금융당국의 싱크탱크 격인 금융연구원 부원장 시절에는 삼성생명 상장에 따른 차익을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문제를 놓고 금감위 용역에 따라 수행한 연구에서 계약자 배당을 앞장서 주장했다. "생명보험사는 주식회사로 설립됐지만 계약자에게 유배당 상품을 판매하는 상호회사 성격으로 운영돼 왔다"는 당시 최 부원장 주장에 삼성생명은 물론이고 당시 금감위와 금감원 실무진도 난처함을 감추지 못했다. 부동산시장 팽창기이자 참여정부 중반인 2006년에는 금융연구원장으로서 당시에는 금리 인상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을 통한 시장 안정책을 강조해 6·19 대책이나 8·2 대책 같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시장 정책 기조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에는 오랜 교분이 있던 당시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하나금융연구소장으로 영입됐고, 2012년에는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맡았다. 이후 정명훈 지휘자의 사임과 막말 파문으로 박현정 전 대표가 사퇴하면서 경찰 조사와 고소·고발로 멍든 서울시교향악단을 이끌 구원투수로 2015년 7월 서울시향 대표로 등판했다. 서울시향을 하나금융이 후원한 점이 영향을 미친 인사다.
금융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지만 금융위 해체와 금감위 부활, 금융소비자보호처 신설 등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앞둔 상황에서 최 내정자가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함께 조직 개편과 위기 관리 업무를 진두지휘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 노조는 "하나은행의 최순실·정유라 불법 지원에 대한 검사 결과가 발표되지도 않았는데 하나금융지주 사장 출신을 임명하는 게 적폐 청산인가"라며 "금감원장 인사가 금융시장에 혼란만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정태 회장·함영주 하나은행장 체제에서 벌어진 최순실·정유라 불법 지원 사건과 최 내정자를 연계시키는 것은 무리한 지적으로 보인다. 김승유 회장 후임인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체제에서 최 내정자가 하나금융 사장에서 물러났고 현재로선 하나금융 현직 수뇌부들과 가까운 관계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최 내정자를 임명 제청한 6일 오후 진웅섭 금감원장은 이임식을 열고
[한예경 기자 / 정석우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