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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통신업종지수는 지난달 9일 403.61에서 이날 종가기준 357.48로 11.4% 급감했다. 이는 규제 우려에 지지부진했던 주요 내수업종(유통 -6.6%, 건설 -7.7%)들에 비해서도 가파른 하락세다. 통신업종지수 등락은 시가총액 비중이 99% 이상인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 주가 흐름과 직결된다.
지난 8월 초 38조2000억원이던 통신업종 시총은 33조8000억원까지 감소했다. 한 달 새 시총이 4조원 이상 줄어든 셈이다.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 통신업종에서만 2조원 이상을 팔아치웠으며 6거래일째 순매도세를 이어나갔다.
통신주 주가는 지난 6월 22일 정부의 통신비 인하 대책 발표 직후만 해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지난 4월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가 기본요금 폐지를 주장했을 때보다 규제가 완화된 데다, 다양한 규제가 급진적으로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통 3사가 정부 대책 중 하나인 선택약정할인율을 20%에서 25%로 상향하는 조정안에 반대의견서를 제출한 지난달 9일이 변곡점이었다.
같은 날 방송통신위원회가 이통 3사가 가입자들에게 할인제를 제대로 고지했는지 실태 점검에 들어가고 공정거래위원회도 통신사들의 담합 여부 조사에 나선 것. 이통 3사는 사실상 선택약정할인제를 받아들여 이달 15일부터 단말기 지원금 대신 시행한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방통위 실태 점검과 공정위 담합 의혹 조사를 통해 정부의 강경한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통신비 인하 대책 방향성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선택약정할인율 5%포인트 상승 때 이통 3사 합산 영업이익 감소폭은 2019년 1072억원, 2020년 2681억원에서 2021년 4337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규제에 따른 통신사들의 중장기 실적 감소 가능성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도 심각한 우려 요인이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외국에서 진행된 통신 요금 규제 이슈에 대한 국외 마케팅 자리에서는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단기 투자자 다수가 국내 통신업종에 대해 매도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장기 투자자들은 현재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마친 후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 추진 요금 인하 강도가 과거 대비 강하고 그 영향을 정확하게 시장에서 측정하지 못하고 있어 국내 통신업종에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수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통 3사 가운데선 LG유플러스가 경쟁사 대비 규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KT의 경우 3사 중 전체 매출액에서 무선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31.5%)이 가장 낮은 데다 유선사업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SK텔레콤은 무선 비중(66.2%)이 높지만 SK플래닛·SK브로드
통신비 인하 대책(선택약정할인율 상향, 사회취약계층 요금 감면)이 적용될 경우 2020년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규제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15%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KT는 같은 기간 7.1%와 11.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