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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강기욱 법무법인 광장 미국 뉴욕 및 뉴저지주 변호사는 "미국 변호사의 장점은 글로벌 M&A 판례와 상관습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영어에 능하다는 점"이라며 "최근 미국 변호사들은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외국기업과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국내 법과 판례를 영어로 번역·자문하는 데 한정됐던 미국 변호사들의 영역이 M&A를 주도하는 핵심 축으로 확대됐다는 얘기다. 강 변호사가 자문을 맡았던 국제 거래는 △CJ대한통운의 인도 다슬로지스틱스 지분 인수 △LG하우시스의 슬로바키아 자동차부품 업체 c2i 인수 △삼성SDI의 오스트리아 차량용 배터리팩 회사 마그나슈타이어 인수 △삼성전자의 미국 공조 전문 유통기업 콰이어트사이드 인수 등이다.
류명현 세종 미국 뉴욕주 변호사는 "국적이 다른 기업 간 이해관계가 복잡할수록 미국 변호사 역할이 중요해진다"고 전했다. 미국 알루미늄 기업인 노벨리스와 일본 고베제강의 합작사인 '울산알루미늄주식회사' 설립이 대표 사례다. 해당 거래는 이달 말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합작은 노벨리스가 울산공장 소유 지분 50%를 3억1500만달러에 고베제강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류 변호사는 "합작사 설립의 등장인물은 미국 노벨리스와 일본 고베제강 본사, 그리고 노벨리스 한국법인"이라며 "3개국의 이해관계와 사법 관할이 복잡하게 얽힌 딜인 만큼 미국 변호사들의 조정 능력이 진가를 발휘했다"설명했다. 그는 "국가마다 서로 다른 M&A 관행과 법을 조율하는 게 핵심 업무"라며 "M&A라는 공통의 '언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에 예상보다 합작사 설립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준 김앤장 미국 뉴욕주 변호사는 최근 M&A 트렌드로 '기술취득'을 꼽았다. 대기업들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해외 업체를 선호한다는 얘기다. 김 변호사는 최근 두산중공업을 자문해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 업체 ACT 인수를 성공시켰다. 또 지난해 두산중공업이 인수한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업체 원에너지시스템도 그의 자문을 거쳤다. 김 변호사는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에너지·정보기술(IT)·핀테크 업체 등을 인수해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인수 후 기업 통합 과정이 글로벌 M&A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변호사는 "국가마다 문화와 관습이 다르다 보니 회사 통합 과정이 쉽지 않다"며 "새로운 주인이 현지 임직원과 관습을 존중하면서 상호 신뢰를 쌓는 것이 통합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정승환 기자 /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