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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는 기존 보증 중심에서 벗어나 '실리콘밸리은행(SVB)'식 사업형 공사 체제로 전환해 직접 투자도 하고 액셀러레이팅(스타트업 투자 지원)도 하는 기술벤처기업 지원 전문 기관으로 재탄생하겠다는 계획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기보는 기금에서 공사로 전환하는 데 따른 내부조직 재설계 방안이 담긴 '일자리창출 기술금융 플랫폼 구축방안' 연구용역 제안서를 접수했다. 연구용역을 토대로 기보는 사업형 공사로 전환하기 위해 연내 공사법 조문 체계를 정비하고 공사 전환 시 자본금과 사업예산 조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기보는 미국 SVB 형태의 사업형 공사 체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SVB란 미국 벤처펀드의 수탁·출자 업무, 스타트업 융자 등을 지원하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은행이다. 자산 규모가 약 43조원으로 1983년 설립된 이래 3만개 이상의 창업 기업을 대상으로 투·융자, 가치평가, 자산운용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규옥 기보 이사장은 "우리나라 기관 중 가장 '벤처스럽게' 운영해야 하는 곳이 기보"라며 "창업 지원을 하는 종합적인 플랫폼 기관이 되려면 보다 전문적인 업무 처리를 위해 사업형 공기업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금에서 공사로 전환하면, 기보는 보다 자율적으로 수익사업을 펼칠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나 자산관리공사 등과 마찬가지로 상법상 주식회사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기보 재원은 보증에 계속 활용하고 공사 자본금을 가지고 투자와 액셀러레이팅 등 신규 사업에 나선다는 게 기보 개편안의 골자다. 기보 관계자는 "현재 기금 형태 조직은 법령상 설립 목적인 보증 지원에 집중돼 4차 산업혁명 지원에 필요한 융복합지원사업에 취약하고 경직된 운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기보는 공사 전환을 전제로 조직 확장 계획을 담은 중장기 경영 목표 수립을 마무리 지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기보는 앞으로 5년간 8개 내부 조직을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다. 2018년 기술금융연구센터를 시작으로 2019년 기술융합센터와 기후기술금융센터, 2022년 글로벌 사업본부까지 조직 신설을 명시했다. 2017년 신입직원 채용 규모도 대폭 확대했다. 기보는 상반기 채용형 청년인턴 10명을 포함해 총 70명을 채용할 계획인데 작년 40명 대비 75% 증가한 것이다. 기보는 기술평가기관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문화콘텐츠·기계·전기전자·재료금속·화학공학·통계학 분야 박사 인력(10명)과 공인회계사 등 전문 인재(6명)도 채용한다.
다만 이 같은 기보의 계획은 무리한 몸집 불리기라는 비판과 함께 금융위원회 산하 다른 금융 공공기관과의 영역 다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지난 4월 김도진 IBK기업은행 행장도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기업은행 벤치마킹 대상으로 SVB를 꼽은 바 있다. 중소기업 대출부터 컨설팅, 투자까
[정석우 기자 /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