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가상화폐 시장 정조준?

카카오가 투자한 업체 '두나무'가 국내 최대 가상화폐 온라인 거래소인 '업비트'를 오픈한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가 카카오뱅크를 설립한 데 이어 가상화폐 관련 기술 개발 및 거래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셈이다.
주식거래 앱인 '카카오스탁'을 운영하는 두나무는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렉스'와 독점 제휴를 맺고 다음달 국내에 업비트를 베타 오픈(시범 개장)한다고 25일 밝혔다.
업비트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등 가상화폐 110종가량을 취급할 예정이다. 종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취급하는 화폐 종류가 6∼8개인 것과 비교하면 거래 가능한 가상화폐가 10배 이상 폭증하게 된다. PC와 앱을 통해 업비트에 접속하면 24시간 실시간 거래를 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계좌를 확인하고 가상화폐를 살 수 있다.
가상화폐 거래 최대 장애물인 보안 이슈와 관련해 두나무 관계자는 "미국 제휴사 비트렉스의 보안기술을 공유받아 안전성을 자신한다"며 "카카오스탁 운영 역량을 토대로 모바일 주식거래 서비스 수준의 매끄러운 편의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 관계사인 두나무의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을 계기로 카카오톡상에서도 가상화폐를 통한 송금 거래나 결제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카카오톡 간편결제 시스템인 '카카오페이'와 업비트를 연동하는 서비스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상화폐 가치가 안정적이지 않은 것은 실제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는 쓰임새가 없기 때문"이라며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카카오가 가상화폐 시장에 진출해 온라인 거래에 가상화폐를 활용하면 그 파급력이 엄청날 것"으로 진단했다.
가상화폐는 첨단 암호 기술 '블록체인'을 통해 유통되는 사이버머니다. 특정 국가나 기업의 규제가 아예 없고, 국제 송금 비용이 매우 낮은 것이 특징이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