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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데다 그동안 신규 설비 투자를 통해 새 공장들이 곧 가동되면서 매출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원료에 해당되는 유가가 최근 1년 동안 배럴당 40~50달러 선으로 안정된 데다 주력 제품 가격 상승으로 롯데케미칼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롯데케미칼 영업이익은 7632억원으로 추정된다. 작년 3분기(6432억원)보다 18.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은 화학업종 경쟁사인 LG화학(7342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이 다시 한번 화학업계 1위에 등극하는 셈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 2분기엔 LG화학의 영업이익이 7269억원으로 롯데케미칼(6322억원)을 앞선 바 있다.
양 사가 석유화학 제품 가격 변동에 따라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셈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요즘처럼 석유화학 시황이 좋을 때는 롯데케미칼이 화학에 올인된 사업구조상 더 나은 실적을 올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3년간 석유화학은 꾸준함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롯데케미칼도 매년 3분기 기준으로 2014년 이후 올해까지 3년 연속 이익 증가라는 호재를 맞게 된 것이다. 2014년 1422억원에 불과했던 롯데케미칼 3분기 영업이익은 3년 만에 5.4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처럼 3년 연속 이익 증가가 나타난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기준으로 41곳에 불과하다. 올 3분기 실적 추정이 가능한 상장사(174곳)의 23.6%다. 여기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정보기술(IT) 종목도 빠져 있다. 이 두 종목은 작년 영업이익이 2015년 대비 하락했다.
롯데케미칼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률은 20%로 추정된다. 국내 화학업종 평균 영업이익률이 10%대인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적표다.
롯데케미칼은 3년 연속 3분기 이익이 상승한 41곳 중 올해 추정 영업이익 규모 기준으로 당당히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지주사 SK(1조4994억원 예상), 2위는 정유사업이 주력인 SK이노베이션(9604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롯데케미칼이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 수요의 증가 덕분이다. 애초 다우케미컬, 엑손모빌과 같은 미국 화학업체들이 올해 말부터 2019년까지 에탄분해시설(ECC)을 증설하면서 화학제품 공급과잉 문제가 불거졌다. 미국 업체들로만 최대 1000만t의 에틸렌 생산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214만t을 연간 생산하는 롯데케미칼 입장에선 수익성 악화가 불 보듯 뻔했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의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화학업체들이 에틸렌 생산 규모를 늘리더라도 유럽과 북미 지역 경기 개선 추세가 뚜렷해 향후 수요가 이 같은 공급량을 흡수하고도 남을 것"이라며 "롯데케미칼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연간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영업이익 2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올해 이후 이 같은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날 글로벌 금융사 HSBC도 "석유화학 제품 가격과 원료 가격 간 차이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롯데케미칼 수익성은 견고할 것"이라며 "미국 신규 공급 증가가 이 종목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익이 증가하니 주가 상승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있다. 매년 3분기 실적이 나오는 10월을 기준으로 2014년 10월 1일 이후 이달 13일까지 롯데케미칼 주가는 2.9
다만 배당성향이 낮은 것은 향후 주가의 걸림돌이란 지적도 나온다. 작년 기준 롯데케미칼 시가배당률은 1.1%,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현금배당률)은 7.3%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배당성향이 35.7%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케미칼은 '짠물 배당'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