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10분의 1 수준의 저렴한 해외송금 수수료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 카카오뱅크가 기대와 달리 저조한 해외송금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월 카카오뱅크 해외송금 서비스 이용은 7600여 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송금액도 1540만달러(174억원)에 그쳤으며 건당 평균 송금액은 2000달러(226만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해외로 송금한 금액은 총 40억2100만달러(4조5000억원)다. 은행당 평균 8억달러(9000억원)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 실적은 기존 시중은행의 50분의 1에 불과하다.
카카오뱅크 해외송금은 건당 5000~1만원 수준의 저렴한 수수료를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서비스 한계로 인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글로벌 중개은행이 아닌 씨티은행 송금전산망을 이용하는 방식이라 중국을 비롯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돈을 보낼 수 없는 국가가 시중은행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해외송금 수요가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카카오뱅크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IB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개인 해외송금 규모는 연간 96억달러(10조
시중은행의 수수료 할인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은행이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송금 수수료를 1000원으로 낮췄고 신한은행은 연말까지 3000달러 이하는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등 카카오뱅크의 공격적인 영업에 적극 맞대응하면서 고객 잡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