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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코스닥에 신규 상장된 티슈진은 7~8일 이틀 연속으로 하루 거래대금이 1조원을 웃돌았다. 7일엔 1조462억원, 8일에도 1조3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닥시장 일일 거래대금의 18%를 웃도는 막대한 규모다.
이날 삼성전자 거래대금(4732억원)보다는 2.2배, SK하이닉스에 비해선 3.7배나 많은 금액인 셈이다. 상장 사흘 만에 티슈진은 이미 시가총액 3조원을 넘어 코스닥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총 3위인 신라젠은 지난해 12월 상장한 이후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489%나 급등해 시총이 5조2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신라젠 시총은 유가증권시장의 한화케미칼, 삼성중공업, 롯데지주, CJ제일제당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한화케미칼, 삼성중공업 등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과 현재 시총이 5조원 안팎으로 엇비슷한 반면 신라젠의 지난해 매출액은 52억원에 불과하다. 또 올해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272억원에 달했는데 코스닥 전체 상장사 가운데 영업손실 규모가 세 번째로 컸다.
신라젠은 유전자 재조합 바이러스를 이용해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로 중국에서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2019년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코오롱 계열사인 티슈진 역시 현재 실적만으로 보면 주가 수준에 대한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다. 신영증권 한 곳만 매수의견을 제시하고 있는데 목표주가는 3만9000원으로 이날 종가(5만2600원)보다 크게 낮다. 티슈진도 올 상반기 30억원가량 영업손실을 봤다.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가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종료 시점은 아직 불확실하다. 개인 최대주주인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보통주 13.1%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새내기 바이오주 열풍 속에 코스닥시장은 바이오주가 시총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티슈진, 메디톡스, 코미팜, 바이로메드 등 10위권에 무려 7개 기업이 포진했다. 이 7개 기업이 전체 코스닥 시총의 20%를 차지하는 형국이 됐다.
바이오 종목 거래가 개인투자자에게 집중되는 것도 위험한 대목이다. 신라젠의 경우 외국인 보유 지분은 2.5% 수준에 그치고 나머지는 모두 개인이 거래하고 있다. 공매도 잔액만 2200억원을 넘는 상황이다. 주가는 지난 3일 8만1800원까지 치솟았다가 이날 7만8000원을 기록했다. 거래대금도 이날 5713억원에 달하는 등 '손바뀜'이 심했다. 다른 업종에서 테마성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바이오주에만 개미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해당 기업들은 제품 개발이 완성되면 조 단위 매출이 기대된다는 자체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업종 특성상 불확실성은 고평가 논란을 수반한다. 서근희 KB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제약 바이오주에 관심이 많아졌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더 붙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예상 주당순이익(EPS)과 실제 EPS 간 괴리도를 살펴봤을 때 최근 바이오주가 과열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 선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과열이라고는 보지만 주가가 급락할 만한 외부적 요인도 크게 없는 상태"라고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실적 시즌이 끝난 데다 다른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테마나 이슈 중심으로 거래가 더 쏠리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바이오주의 경우 향후 방향성이나 임상 결과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실적만으로 주가를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신헌철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