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다점포 비중(1명의 점주가 여러 점포를 운영하는 비중)이 가장 낮은 이마트(브랜드명 이마트24)가 그나마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최저임금 인상이 본격화하면 점주 한 명이 여러 점포를 운영하면서 인건비 부담을 떠안기보다는, 단일 점포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추세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보통 두 개 이상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는 대부분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매장들을 24시간 근무 체제로 운영한다.
26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6470원으로 24시간 근무체제를 적용할 경우 평균 인건비는 월 580만원 수준(주휴수당·4대보험 포함)이며, 점주 수익은 월 150만원 전후다. 내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인상되면 월 인건비는 675만원이 되고, 점주 수익은 월 50만원으로 줄어든다. 시간당 시급이 8000원 이상으로 오르게 되면 아르바이트생을 24시간 고용해 운영하는 점포에선 더 이상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렇게 되면 점주들은 24시간 영업을 포기하거나, 자기가 직접 일할 수 있는 점포 한 개만을 남기고 나머지 점포를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나라 편의점의 다점포율은 30%로, 다점포주가 평균적으로 2.5개 점포를 운영하는 것을 감안할 때 최대 다점포의 60%, 총 점포의 18%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편의점 업체별 다점포율은 CU를 운영 중인 BGF리테일이 37.0%(3825개)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GS25 운영사인 GS리테일로 31.3%(3214개)였다. 편의점 업계 후발주자인 이마트24 운영사 이마트는 다점포 비중이 7.8%(119개)였다.
BGF리테일 측은 "최신 기준으로 보면 당사의 다점포율은 30.9%로 감소했다"며 "업체 간 수수료 책정 방식이 상이해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다점포 비율이 낮고 점포 대형화에 준비가 잘돼 있으며, 가맹수수료가 낮고 고수익 일반상품 비중이 높은 미니스톱이나 이마트24 모델이 주목받을 것"이라며 "반면 CU, GS25 등 기존 메이저 편의점은 상대적으로 다점포와 소형 점포 비중이 높고 가맹수수료도 높아 향후 진행될 편의점 패러다임 변화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석은 실제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4일 이마트는 장중 26만4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이마트는 전 거래일보다 6.29% 오른 26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GS리테일은 0.54% 내린 3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일부 증권사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저임금제가 강화되면 편의점들의 매출 성장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해당 업종 수혜를 논할 수는 없다"며 "그나마 이마트24는 노브랜드 등 기존 편의점에서 찾아보기 힘든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통해 점포당 수익을 키우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점에선 주목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