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과 국내 증시 투톱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동반 급락으로 코스피가 단숨에 2500선을 내줬다.
3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6.53포인트(1.45%) 내린 2476.3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10.68포인트 내린 2502.22에 개장한 뒤 장중 지속적으로 낙폭이 확대돼 결국 1% 이상의 급락세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21거래일 중 13거래일 동안 하락하는 등 눈에 띄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장중 2561.63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서서히 내리막을 타기 시작해 이날은 2500선도 무너졌다. 코스피가 2500선을 밑돈 것은 지난달 31일 이후 1개월여 만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국내 증시의 1/4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42%, 6.80% 급락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최근 반도체 업황의 고점 논란이 거센 가운데 지난밤 뉴욕증시에서 N비디아(-6.78%), 마이크론(-8.74%), AMAT(-7.71%), 램리서치(-8.68%) 등 반도체 관련 업종이 동반 급락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됐다. 한은의 기준 금리 인상은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한 두 차례 금리가 더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벤트도 대기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내달 12~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11월 FOMC 회의록 공개 이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92.8%에 달하고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결정, OPEC 감산연장 결정,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협상, 미국의 금리인상 결정 등의 이벤트가 속도 조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주식의 주도주 이탈 논쟁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주식이 주도주에서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상승 업종과 종목의 확산 과정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라며 "4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는 연말, 연초에는 다시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 의약품, 전기전자, 서비스업 등이 3~4% 급락했고 통신업, 운송장비, 운수창고 등이 올랐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이 5920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과 개인이 각각 3548억원, 2015억원을 순매수했다. 원화 강세에 따른 차익실현에 나선 외국인은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1865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96개 종목이 상승했고 504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0.30포인트(1.32%) 내린 771.42에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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