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한파속 26만평 제주땅 사들인 의문의 중국 큰손

올해 상반기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에도 제주도의 중국인 보유 토지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증가분의 88%는 중국 JS그룹이 제주시에 투자한 대형용지여서 아직 일반적인 중국인 투자가 재개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외국인 토지보유 현황'에 따르면 중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제주도 땅은 939만6000㎡로 지난해 말보다 97만4000㎡(11.6%) 늘었다.
2012년 164만3000㎡에 불과했던 제주도 중국인 보유 토지는 2013년 262만㎡, 2014년 752만5000㎡, 2015년 914만1000㎡로 급증하다가 작년 사드 여파로 842만2000㎡까지 감소했었다.
올해 제주도에서 중국인이 보유한 토지 면적이 늘어난 이유는 중국 JS그룹이 제주시 용강동 소재 임야 86만㎡(약 26만 평)를 사들인 탓이 컸다. JS그룹은 제주도에 설립된 한중 합작법인이라는 것 외에는 공개된 실체가 아직 없다. 제주시청 관계자는 "중국쪽 지분율이 90%를 넘기 때문에 중국인 매입분으로 분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작년 4월 338억원을 들여 이 땅을 사들였지만 등기를 올해 진행했다. 현지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JS그룹이 땅은 사놓고 사드 때문에 분위기를 살피다가 올해 들어와서 등기를 진행한 듯 하다"고 설명했다.
JS그룹이 특히 사드 갈등으로 한중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가운데에서도 제주도 땅을 대규모로 매입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제주도특별자치도청 관계자는 "골프장 근처에 있는 땅인데 특별한 사업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제주도 외국인 토지 보유 비중은 중국이 44.4%로 가장 많았다. 미국이 17.1%, 일본이 11.1%, 유럽이 2.5%로 뒤를 이었다. 제주도 전체 외국인 보유 토지는 전년 말 대비 113만8000㎡ 늘었고, 외국인 비중도 1.08%를 차지했다.
중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보유한 전체 땅 면적은 1713만9000㎡로 작년 말과 비교해 6.5% 증가했다. 중국인의 국내 토지 보유 증가율은 2012년 14.6%, 2013년 37.9%, 2014년 98.1%까지 폭증했다가 2016년 13.1%까지 떨어졌고 올 상반기에는 더 낮아졌다.
올 상반기에 전체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면적은 2억3416만㎡로 지난해 말 대비 0.3% 증가했다. 전체 국토면적의 0.2% 수준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31조8575억 원(공시지가 기준)으로 전년 말 대비 1.4% 감소했다.
국적별로는 미국이 1억1908만㎡로 전체 외국인 보유면적의 50.9%를 차지했다. 유럽 9.1%, 일본 7.6%, 중국 7.3% 순이고, 나머지 국가 출신 외국인이 25.1%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3786만㎡(16.2%)로 가장 많았다. 경기 3759만㎡(16.1%), 경북 3497만㎡(14.9%), 강원 2401만㎡(10.3%), 제주 2114만㎡(9.0%)가 뒤를 이었다.
[손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