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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연방 법인세율을 35%에서 20%로 내리기로 한 세법개정안이 미국 상원을 통과함에 따라 미국 사업 비중이 큰 두산밥캣은 이르면 내년부터 연간 당기순이익에 3000만달러가 추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은 북미 소형건설기계(SSL) 시장에서 점유율 41%를 차지하고 있는 선두 업체다. 미국 시장 비중이 큰 만큼 법인세율 효과도 크다. 두산 관계자는 "세부적 안이 나와 봐야하겠지만 실적 전망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밥캣의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3.9% 늘어난 2054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 전망치는 올해보다 21.4% 증가한 2494억원인데, 법인세 인하 효과를 감안하면 2802억원까지 상향된다. 즉 올해에 비해 36.4% 급증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김효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선 단독주택 착공 규모가 2015년 이래 연간 10%가량 증가율을 보이고 있고 내년에도 견고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 주택 가격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해 부담이 존재하긴 하지만 버블을 걱정하긴 이른 단계"라고 분석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간 2억달러 내외의 안정적인 잉여현금흐름이 창출되는 상황에서 법인세 인하 효과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1년째 3만원 중후반대에서 머물고 있는 두산밥캣 주가도 법인세 인하 효과로 박스권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높다. 4일 두산밥캣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4% 상승한 3만5150원에 장을 마쳤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순이익이 늘어나면서 주당순이익(EPS) 증가로 주가수익비율(PER)도 개선되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며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상향하거나 현재 수준에서 매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법인세 인하는 재무 부담이 큰 두산그룹 전체에도 '가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현재 지주사 두산은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를 통해 두산밥캣을 지배하고 있다. 두산밥캣의 최대주주는 지분 59.3%를 보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다. 그러다 보니 이날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무려 4.39%나 올랐다. 두산밥캣보다도 미국 법인세 인하 효과가 더 크게 반영된 것이다.
본사는 물론 모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두산밥캣의 이러한 흐름은 전체 실적에서 국내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다른 기업과 비교하면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한국 정부의 세법개정안은 과표 3000억원 초과구간을 신설하고 법인세를 25%에서 3%포인트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법인세 인하 추세와는 정반대 행보다. 이에 따라 국내 경쟁 기업은 법인세율 탓에 두산밥캣과는 달리 재무 부담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상장사들의 이익 증가는 비용 감소로 인한 부분이 크기 때문에 법인세 인상은 주가 조정 요인이 된다"며 "특히 대형주에 불편한 한국 정부의 정책은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판단하는 기준인 PER에 영향을 주고, 코스피 대형주 주가 상승 탄력 둔화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경우 법인세 인상 시 올해 실적 컨센서스 기준 1조6000억원가량 추가로 세금을 내야 하는데 영업이익 전망치의 3%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밥캣은 사업부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경영 효율화 작업도 한창이다. 지난 9월 두산밥캣은 중장비 사업부를 두산인프라코어로 넘기기로 했다. 북미 740억원, 유럽 537억원 등 총 1277억원에 사업을 양도하게 된 것이다. 내년 매출액 추정치 중 7650억원이 두산인프라코어로 이관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출총이익률이 10% 내외 사업부로 판매관리비를 제외하면 저마진 사업부"라며 "내년 두산밥캣 매출은 감소하더라도 이익률은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난달 두산밥캣은 포터블파워 사업부 매각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두산밥캣 포터블파워 사업부는 이동용 발전기와
스웨덴 경쟁사를 비롯해 중국과 인도의 전략적 투자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고 매각가는 3000억~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 매각 작업은 비핵심 자산을 팔아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