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사 관련 자사주 활용이 조만간 규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는 가운데 오너 지배력을 강화하고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현대산업개발은 5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지주사인 HDC(가칭)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가칭)로 인적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존속회사는 지주사 HDC며 HDC현대산업개발이 신설법인이다. 분할 기일은 내년 5월 1일이다. 회사 측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기업 분할 이유를 설명했다.
인적 분할이란 기업을 수평적으로 분할해 별개 기업으로 쪼개는 기업 분할 방법이다. 기존 주주는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지분을 기존 지분율대로 각각 나눠 받게 된다. 반면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은 아무런 지분 관계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인적 분할 과정에서 자사주 역할이 중요하다.
존속법인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지분을 통해 신설법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올 3분기 말 기준 자사주 7.03%(53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사주를 통해 기업 분할 이후 HDC는 HDC산업개발 지분 7.03%를 보유하게 된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이다. 현대산업개발 지배구조는 기업 분할 이후 '정몽규 회장→HDC→HDC현대산업개발'로 이어지게 된다.
정 회장은 이후 HDC현대산업개발 지분을 HDC 지분과 주식 교환하는 수순을 밟아 그룹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
계열사 아이콘트롤스와 HDC 간 합병 여부도 주목할 대상이다. 아이콘트롤스는 지배구조상 HDC 손자회사인 동시에 HDC 지분 3.38%를 보유하며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