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움직임에 아랑곳하지 않고 암호화폐 테마주가 오히려 반등했다. 최근 투기 과열 조짐에 따라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해 긴급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지만 규제 당국을 비웃듯 관련주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비트코인 열풍이 코스닥시장에까지 미치자 금융위원회는 13일 '묻지 마 투자'에 대한 구두 경고도 내놨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암호화폐 관련주로 분류되는 SCI평가정보는 전일 대비 1010원(29.88%) 오른 439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3거래일 연속 10% 이상 하락하며 정부 규제 방침에 흔들렸으나 막상 정부의 규제 발표가 나오자 상한가를 쳤다. 앞서 SCI평가정보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거래소를 100% 출자 방식으로 개설한다는 소식에 지난달 28일부터 여섯 차례나 상한가를 기록했다. 들쑥날쑥한 주가 움직임은 암호화폐에 대한 전방위적 규제안이 발표된 이날 장중에도 계속됐다. 정부가 관계부처 긴급회의를 소집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장중 한때 9.7%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 대책 발표를 앞둔 오후 1시 30분께부터 반등에 성공했다.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 강도가 시장 기대보다 낮았던 탓으로 풀이된다.
다른 암호화폐 관련주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다음달 컨소시엄을 구성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열 계획을 밝힌 한일진공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다 지난 12일 반등에 성공했고 이날도 2.61%
오르며 장을 마쳤다. 옴니텔(9.30%), 비덴트(16.3%) 등 다른 비트코인 관련주도 오전에 급락세를 이어가다 정부 대책 발표 이후 급등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가상통화 사업 관련 과장, 허위 풍문이 유포되는 등 불공정 거래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우려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