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어있는 보험금 7조원 이자까지 쳐서 돌려드려요

10년 전 지인의 권유로 가입했다가 만기가 돌아왔는지도 모르고 까맣게 잊고 있던 보험금이나 잔액이 남아 있지만 통장을 만들었는지도 기억 나지 않는 '숨은' 보험금과 계좌를 한번에 찾아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소비자들은 7조4000억원 규모의 보험금과 3조4000억원 수준의 상호금융 계좌까지 총 11조원에 달하는 숨겨진 돈의 정체를 확인하고 이를 회수할 수 있게 됐다.
1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숨은 보험금을 알려주는 통합조회시스템 '내보험 찾아줌'과 은행·상호금융 등의 계좌, 전 금융권 대출 정보를 일괄 조회할 수 있는 '내 계좌 한눈에'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와 생명·손해보험협회, 금감원 '파인' 홈페이지를 통해 오픈한 내보험 찾아줌 서비스는 첫 화면의 '숨은 보험금 조회하기'를 클릭한 후 이름·휴대전화번호·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휴대전화나 공인인증서, 아이핀 중 하나로 본인 인증을 하면 자신이 계약했거나 보험금을 받는(보험 수익자) 계약의 보험사와 상품명, 계약 유지 현황과 만기에 더해 숨은 보험금이 얼마인지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 같은 숨은 보험금은 중도 보험금(5조원)과 만기 보험금(1조3000억원), 휴면 보험금(1조1000억원)까지 총 900만건의 계약에서 7조4000억원에 달한다. 중도 보험금은 취업 기념금이나 장수 축하금처럼 계약이 만기 되기 전에 지급 사유가 생겨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을, 휴면 보험금은 만기 이후 2~3년의 소멸시효가 지나 보험사가 보유하거나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된 돈을 말한다. 서비스를 통해 발견한 보험금은 해당 보험사에 온라인이나 전화로 청구하면 3영업일 이내에 입금받을 수 있다.
이렇게 지급되는 보험금은 보험금 원금에 이자를 더한 금액인데, 여기서 적용되는 이자율은 가입 시기와 보험금을 찾는 시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 때문에 보험금을 조회할 때 최대한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시기를 확인하고 그때 보험금을 청구하는 게 유리하다고 금융위 측은 설명했다.
금감원의 '내 계좌 한눈에' 서비스로는 19일부터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은행과 상호금융계좌, 보험계약과 대출 정보를 일괄 조회할 수 있다. 은행 신탁계좌와 ISA, 외화계좌도 포함된다. 이번 서비스 출시에 맞춰 금감원은 농·수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 미사용 계좌를 찾아주는 캠페인을 실시한다.
[김태성 기자 /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