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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한·KB·하나·우리은행 등 4대 금융지주와 은행이 단행한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의 공통점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서 주요 금융사들은 투자·자본시장·빅데이터 등 신성장동력에 초점을 맞춘 전담 조직을 출범시켰다. 각 지주회사와 핵심 계열사인 은행을 통틀어 4곳에서 새로 생긴 조직만 총 13개에 달한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각각 그룹 계열사들이 운용하는 보유 자산을 더 높은 수익률로 굴리기 위한 '투자 컨트롤타워' 조직을 신설했다. 은행, 보험, 증권 등 업권별로 따로 돌아가는 투자전략 방향을 지주 차원에서 제시해 투자 수익을 늘리려는 시도다. 양쪽 모두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 계열사 임원이 새 조직을 이끄는 것도 공통점이다.
윤경은 KB증권 사장이 부문장을 겸직하는 KB의 자본시장부문은 그룹 전체 고유자산 운용 현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이번에 탄생했다.
최근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금융 강화를 위한 조직도 앞다퉈 만들었다. KEB하나은행은 디지털 관련 조직을 6개나 신설하며 디지털 분야에 은행 차원의 역량을 집중했다.
KB는 국민은행에 데이터전략본부를 만들었다. 또 지주 데이터총괄임원(CDO)이 은행과 카드 임원까지 함께 맡아 그룹 차원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과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현안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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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과 함께 단행된 금융사 임원 인사에서는 외부 영입 인사에게 주요 보직을 맡기거나 40대 임원을 발탁하는 등 연공서열보다 업무 전문성에 초점을 맞춘 파격 기용이 많았다.
신한이 투자운용사업부문장에 추천한 김병철 부사장은 비은행 출신이자 외부 기용 인사다. KB에서는 역대 최연소인 1968년생 임원(조남훈 글로벌전략 상무)이 탄생했다.
둘 다 각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발휘한 만큼 기존 관행과 관계없이 중용됐다는 게 각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본부장 등 실무 인사를 임원으로 대거 발탁한 것도 눈에 띈다.
신한은행은 영업추진본부장, 개인고객부장, 글로벌개발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켜 기존에 부행장이 겸임했던 각 사업그룹장을 맡도록 했다. 그 결과 1966년생 임원이 탄생하는 등 신한그룹 전체 임원진 평균연령도 전보다 3.5세 내려갔다. 국민은행은 각 지역 영업그룹 대표를 전무와 상무급 임원으로 배치했다.
하나은행도 전무 시절 관련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지성규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과 황효상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을 해당 업무를 총괄하는 부행장으로 승진시켰다.
총 23명의 임원 중 17명을 교체한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부문 전문가인 장안호 기업그룹장과 전략·인사 경험이 풍부한 조운행 기관그룹장을 각각 3대 부문장인 국내부문장과 영업지원부문장으로 임명했다. 연차보다는 실력을 위주로 한 인사다. 장 부문장은 한일은행, 조 부문장은 상업은행 출신으로 계파 안배에도 신
역대 두 번째로 여성 임원이 탄생한 점도 능력 중심 인사의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WM그룹장을 맡게 된 정종숙 상무는 강남2영업본부장에서 승진했다. 정 상무가 '영업통'으로 행 내에서 이름을 날렸던 만큼 능력 중심 인사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김태성 기자 / 김종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