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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결산 기준 기업은행 무기계약직 3183명의 평균 근속연수는 5년, 1인당 평균 보수액은 4512만원이다. 정규직 8035명의 평균 근속연수는 15년, 1인당 평균 보수액은 9415만원이다. 당시 정규직 신입사원 초임은 4618만원이었다. 정규직 평균 근속연수가 훨씬 길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기업은행 노조는 2일 "기업은행 노사는 무기계약직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이날 시무식을 통해 '준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노사공동 선언문'을 발표했으며 올 상반기 정기 인사 이후 이른 시일 내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간제·파견용역 2000여 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 태스크포스(TF)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개최된 시무식에는 김도진 기업은행장과 임직원 400여 명이 참여해 '앞으로도 준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는 공동 선언을 채택했다.
준정규직은 무기계약직 인력을 이르는 말이다. 기업은행 전체 직원은 국내 630개 지점, 1만2631명(지난해 11월 기준)인데 이 중 3300여 명이 무기계약직이다. 무기계약직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으로 채용됐다가 전환된 인력과 직접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된 근로자들이다. 계약이 무기한이어서 정년이 보장되지만 특정 직군 업무만을 맡아서 한다.
기업은행의 무기계약직은 현재 창구텔러, 사무 지원, 전화 상담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은 2016년 하반기부터 TF가 구성되며 논의해 왔다.
이날 시무식에서 채택된 '준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노사공동 선언문'에는 직급 신설이나 선발 절차 없이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모든 직원들의 순환업무 체계'를 갖추는 내용이 담겼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기존에는 시중은행의 정규직 전환이 '텔러' 등 직군을 신설해 무기계약직이 면접을 통해 전환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이번 기업은행의 전환은 별도 시험 없이 100%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금융권 최초 '진정한 정규직 전환'이라는 설명이다.
무기계약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기존에 창구텔러 업무를 하던 근로자도 기업대출, 외환, 방카슈랑스 등 기업은행 내 모든 업무를 맡아서 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은행 노조 측은 우선 이달 중순 이후 정규직 전환이 추진되고 전 지점에 대한 인력 재배치는 좀 더 준비 기간을 거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기존에 정규직 인력들의 과도한 업무 로드가 경감되고 은행 내부 인력이 보다 효율적으로 배치돼 성과를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급여는 무기계약직 연봉체계가 5급 정규직 연봉체계로 바뀐다. 복지 수준은 기존에도 동일했고 급여는 근속연수를 그대로 인정하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상 여부는 일괄 집계하기 어렵다고 기업은행 측은 설명했다.
노조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