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입찰 앞두고 깜짝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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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지분 50.75% 중 40%가량을 1조2000억원에 사들이는 계획을 19일로 예정된 본입찰에서 제안한다. 인수금융을 활용하면 호반건설이 투자하는 돈은 실질적으로 6000억~7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나머지 지분은 향후 2~3년 내에 인수하는 방식의 구상안이다. 그동안 유치를 고심해왔던 재무적투자자(FI)는 끌어들이지 않기로 했다.
호반건설은 이를 통해 인수자금 부담을 줄이고 대우건설의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에 익숙한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실적 개선에 나서고, 산업은행 경영진이 재무 부문 경영을 맡으면 인수·합병(M&A) 이후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포석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 측은 "호반건설이 최종적인 제안서를 제출할 때까지 어떤 제안을 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본입찰 날짜는 변경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우건설 인수전은 호반건설과 중국계 투자회사인 엘리언홀딩스 2파전으로 압축됐다. 시공능력 평가 13위인 국내 중견 건설사 호반건설은 1조5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엘리언홀딩스는 황폐화된 토지를 복원하는 사업 등을 하는 업체로 알려졌다. 엘리언홀딩스는 당초 인수 적격후보(숏리스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진행된 경영진 설명회에 참석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호반건설이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일부만 인수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산업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산업은행으로선 금호타이어를 포함해 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업체가 산적해 있기 때문에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전량을 서둘러 팔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이 호반건설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는 게 M&A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호반건설의 경쟁 업체인 엘리언홀딩스가 더 높은 제안가에 지분 전량 인수안을 내놓는다고 해도 산업은행이 쉽게 대우건설을 팔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계 자본에 시공능력 1위 건설사인 대우건설을 넘기는 데 대한 부담 탓이다.
엘리언홀딩스의 정체가 모호한 점도 문제다. 엘리언홀딩스는 사막 개발 사업 등을 하는 업체로 알려졌는데, 사업 구조 등이 베일에 싸여 있다. 산업은행이 중국 업체와 금호타이어 매각 협상을 벌이다 불발된 과거 사례가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일각에선 호반건설의 이번 제안에 설득력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이 지연되면 산업은행으로서도 부담이
한편 산업은행은 이번주 회의를 통해 본입찰 최저입찰가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최저입찰가가 1조5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은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