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사 주총시즌 돌입 ◆
시가총액 1조5000억원 규모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진약품이 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식 지분 1.8%가 모자라 감사위원 선임에 실패했다.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 폐지 후 올해 첫 '주총대란'의 희생양이 나왔다.
27년간 유지되던 섀도보팅이 작년 말 폐지되면서 주총에서 상장사 경영에 관련된 주요 의사 결정이 줄줄이 막히는 '동맥경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9일 상장사협회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4곳을 시작으로 9일 영진약품을 비롯해 포스코,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상장사 12곳이 주총을 개최했다. 오는 23일(559개)과 30일(217개)에는 '슈퍼 주총데이'가 예고됐다. 이달에만 1696곳이 경영 투명성·지배구조 개선,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을 화두로 주총을 연다.
이런 가운데 상장사들은 섀도보팅 폐지로 일반 주총 의결에 필요한 요건(발행 주식 25% 이상 찬성)을 맞추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특히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로 인해 상장사들이 감사를 선임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날 주총을 연 영진약품은 감사 선임에 필요한 의결권 지분 23.2%의 찬성을 이끌어 냈지만 최소 요건 25%를 채우지 못했다. 대주주인 KT&G가 지분율을 52.45%나
[문일호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