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가 미래다 리빌딩 서울 ① ◆
영국 런던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킹스크로스역은 '해리포터역'으로 불린다. 영화 속 주인공 해리포터가 마법학교 호그와트로 가는 비밀의 문 촬영지가 이 역 승강장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부터 물류·운송의 중심지로서 산업혁명 상징성이 큰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산업혁명의 퇴진과 함께 킹스크로스 주변은 급격한 쇠퇴를 거듭하며 1970~1980년대 최악의 낙후 지역으로 악명을 떨쳤다. 74만㎡에 달하는 킹스크로스 지역의 변천사는 흡사 서울 용산역과 비슷하다. 20여 년 전까지 킹스크로스역의 드넓은 정비창 용지는 물류 기능 상실로 수십 년째 공터로 방치됐다. 주변엔 홍등가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고 일자리를 잃은 잡부와 공장 노동자들의 빈민촌이 형성됐다.
그러나 지난 1월 방문한 킹스크로스역은 완전히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 중이다. 킹스크로스 역세권 복합 개발은 1996년 킹스크로스역 바로 옆에 위치한 세인트판크라스역이 유럽 전역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철도 유로스타의 출발역으로 선정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킹스크로스역은 런던과 영국 북부 지방을 연결하는 관문역으로 2022년까지 연간 6300만명을 수송할 수 있는 고속철도 개발이 한창이다. 킹스크로스 역세권 개발 사업은 약 30억파운드(4조4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도심재생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20년째 진행 중인 역세권 재생 사업의 열쇠는 '유동인구 창출'이다.
킹스크로스 재생 프로젝트는 3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역사와 인근을 정비하는 1단계와 유동인구 형성을 위한 주변 상권 활성화와 기업·기관 유치가 2단계, 배후지의 주거시설 보완과 녹지 환경 조성이 마지막 단계다. 현재 한창 진행 중인 2단계 역시 유동인구 확대에 방점이 찍혔다. 3만명이 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 킹스크로스는 기업, 대학, 언론사 등을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성공적으로 일자리 창출 모델을 만들어냈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의 유럽 본사를 유치했다. 영국 최고의 예술대학인 런던예술대학교(UAL) 센트럴 세인트 마틴캠퍼스를 이곳으로 옮겨오는 데도 성공했다.
런던 중심부에 있던 글로벌 기업과 유명 대학이 들어오자 수많은
[런던 =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