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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고는 금융 및 전산분야 민간 전문가와 시의원 등으로 구성한 서울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에서 ▲대내외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 ▲시와의 협력사업 등 5개 분야를 평가해 금고별 최고 득점을 한 2개 업체를 우선지정 대상 금융기관으로 선정한다. 동일 금융기관이 1, 2금고를 모두 맡을 수도 있다. 금고의 예산 규모는 제1금고 30조원, 제2금고 2조원으로, 제2금고는 농업협동조합 등의 상호금융기관도 참여 가능하다.
서울시 금고는 지난 1915년 조선경성은행(현 우리은행) 시절부터 우리은행이 도맡아 왔다. 하지만 서울시는 최근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자금을 관리할 시금고 2곳을 공개경쟁 방식으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우리은행의 독점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꾸준히 민원을 제기했다. 서울 시금고 은행은 막대한 예치금을 확보하고 세출·교부금 등 출납 업무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 각 은행들은 "시 금고로 선정될 시 각종 유리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며 구애작업을 펼쳤으나 우리은행의 아성은 한 세기동안 깨지지 않았다.
서울시 금고를 운영하는 은행은 각종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지급, 기금관리, 유휴자금 관리, 유가증권 출납·보관 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서울시 공무원과 가족까지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또 현재 서울시 아래 25개 구청을 포함한 서울시 산하 전 기관에는 대부분 우리은행 지점이 들어서 있다. 따라서 이번에 시금고로 지정되면 전 구청에 영업점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적극적인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작년 경찰공무원 대출사업권을 KB국민은행에 내주고,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마저 우리은행에 넘겨 주면서 공개경쟁 TF팀을 통해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초 조직개편에서도 개인그룹 아래 있던 '기관영업부문'을 '기관그룹'으로 확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행장 자리도 새로 만들면서 기관영업 강화에 나섰다.
기관영업은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대형 병원, 대학교 등의 자산을 수탁하는 업무를 말하는 것으로, 서울시 금고는 기관영업 대상 가운데서도 '대어'로 꼽힌다.
국민은행도 서울시 금고지기 은행 입찰에 적극 뛰어 들겠다는 입장이다.
올초 허인 국민은행장은 "서울시금고 사업자로 선정되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라며 "복수입찰이 가능할 경우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제1금고와 제2금고 공개입찰에 모두 참여할지 혹은 한쪽에만 도전할지 여부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양쪽 모두에 참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은 최고수준의 금고시스템 구축과 우수한 금고전문인력 등의 장점을 집중 부각시켜 수성한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전략은 언급할 수 없으나 100년 넘게 서울시금고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서울시 시금고 입찰이 가능해진 농협 등의 진출 여부도 관심사다. 농협 관계자는 "서울시 금고 참여 여부는 다음달 초순께 구체적인 가닥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울시 금고를 맡게 되면 실질적인 수익성과 함께 브랜드 가치도 함께 올라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이번 입찰에서는 수성해야 하는 우리은행과
서울시는 오는 30일 금융기관 설명회를 개최하고 4월 25∼30일 제안서를 받는다. 5월 서울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에서 2곳을 선정한 뒤 시와 금고업무 취급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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