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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했던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중국 단체관광 정상화 △롯데마트 원활한 매각 △선양 롯데월드 프로젝트 재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재개 등에 대해 가시적 성과를 약속했다.
이날 호텔신라는 2년5개월 만에 종가를 기준으로 10만원대를 돌파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호텔신라는 중국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와 4년 만에 공동 이벤트를 재개하기로 하는 등 중국과 우호적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신세계, 잇츠한불 등도 장중 신고가를 다시 썼다. 대표적 카지노주인 파라다이스는 12% 이상 급등했다. 특히 사드 피해가 가장 컸던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일제히 반등했다. 롯데쇼핑(+6.61%)을 필두로 롯데지주(+4.88%)와 롯데하이마트(+1.11%), 롯데칠성(+0.72%) 등이 동반 상승했다. 중국 소비주 가운데 일부는 한반도 대화 분위기에 힘입어 지난 3월 한 달간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화장품이나 백화점,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업종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이번에 공식적으로 한한령 해제 소식이 전해지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주부터 중국 관련주가 대체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종목별로 실적 개선 폭에 따라 차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34만5341명으로 1월(30만5127명)보다는 소폭 늘었으나 전년 동기에 비하면 41.5% 감소했다. 만약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수가 정상화되면 면세점을 운영하는 기업은 물론 화장품 등 중국인 선호 제품 생산업체들이 직접적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지난해 사드 보복 속에서도 한국산 화장품은 중국 내에서 시장점유율 26.5%로 프랑스(24.1%), 일본(20.7%) 등을 따돌렸다. 그만큼 한국산 제품의 입지가 탄탄하다는 얘기다.
다만 화장품주가 고공행진을 했던 2016년에 비해 낙폭이 과도하거나, 중국향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를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이 정상화되면 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은 아모레G, 아모레퍼시픽, 제이준코스메틱, 잇츠한불 등의 실적 개선 폭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한령 해제 소식에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업계도 반색하고 있다. 최근 중국인의 구매력이 위안화 가치 상승과 함께 높아진 만큼 한국 내에서 중국인 관광객 한 명이 소비하는 규모 역시 이전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드 보복 조치 철회가 이른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를 보게 된다면 국내 면세점 업계와 롯데그룹에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롯데쇼핑의 경우 중국 마트가 분할 매각으로 진행되더라도 잠재적인 매각 완료 기대감이 주가에 빠르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 관광상품 판매 중단 조치로 타격을 입었던 여행주에까지 온기가 퍼지고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양대 국적항공사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중국노선 매출액은 직전 연도 대비 13.6% 감소한 845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24.0% 줄어든 5699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주가는 각각 3.25%, 1.63% 올랐
한편 사드 보복 이슈로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던 삼성SDI와 LG화학도 상승세를 탔다. 삼성SDI는 전일 대비 3.64% 오른 19만9500원에 장을 마쳤고 LG화학은 0.52% 오른 38만7500원에 마감했다.
[신헌철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