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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있다면 코스닥에선 이들 종목이 대표주로 부각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종목 중 화장품 업종에서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존재하는 상장사는 에스디생명공학, 클리오, 네오팜, 코스메카코리아 등 4곳이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서열은 에스디생명공학(333억원)을 선두로 하고 그 뒤를 클리오(225억원), 네오팜(180억원), 코스메카코리아(160억원)가 따를 전망이다.
이들 4곳은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200억원을 넘지 못하고 100억원대에서 '도토리 키재기' 양상이었다. 최근 중국 사드 악재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직접 수혜가 가능한 화장품주들의 실적 개선이 올해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마스크팩이나 색조화장품 등 자신만의 '무기'가 있거나 최고경영자(CEO) 효과로 종목별 실적 차별화가 좀 더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 분쟁이 시작되고 일본 도요타가 판매 실적을 회복하는 데 1년6개월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국내 자동차나 화장품 업종 종목의 실적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며 "작년에 사드 직격탄을 맞은 코스닥 화장품 종목 중에선 경쟁력 대비 실적이 덜 나온 곳이 있었는데 올해가 이를 회복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바다제비집' 마스크팩 제조업체로 국내외에서 유명한 에스디생명공학은 2016년 281억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이 작년 194억원으로 1년 새 31%가 감소하는 아픔을 겪었다.
사드 악재가 컸지만 이 업체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중국에 쏠린 판매처를 유럽,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으로 넓히면서 모두 23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일각에선 마스크팩 제조의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 경쟁자들이 대거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어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이 업체는 마스크팩 이외에 기초 기능성 화장품 및 색조화장품, 오메가3 등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키우고 있다.
이 업체는 기초화장품과 생활용품 브랜드 '쏠렉'을 내놨는데 올해 이 브랜드가 2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71.6% 늘어날 전망이다. 이지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새로 선보인 브랜드 '쏠렉'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어 올해 실적 기여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에스디생명공학은 작년에 사드 악재에 일회성 비용이 많았지만 올해는 중국에서 위생허가를 취득한 제품이 늘어나며 실적 턴어라운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적 개선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도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이 종목 주가 상승률은 19.7%에 달한다.
색조화장품 경쟁력이 높은 클리오는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06.4% 증가할 전망이다. 작년에 전년 대비 반 토막이 났던 실적이 원상 복구되는 셈이다.
사드 악재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분기 영업이익이 적자 문턱까지 갔다. 작년 2분기 2억원, 같은 해 3분기 12억원의 이익을 올리며 고전했지만 4분기부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올 1분기 클리오의 예상 매출은 559억원에 달한다. 코스닥 화장품 업종 '4인방' 중 덩치가 가장 크다.
이는 화장품 업계 장수 CEO이자 회사 최대주주(56.1%)인 한현옥 대표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한 대표는 마케팅, 리서치(연구) 경력을 살려 1997년 클리오를 직접 창업한 이후 20년간 고품질 색조화장품 경쟁력을 쌓는 데 주력해 왔다. 2000년대 해외 화장품 제조업체를 통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유럽에 수출했고 2005년 색조 브랜드 '페리페라', 2011년 기초 화장품 브랜드 '구달' 등을 잇달아 내놨다.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일단 '파이'를 키우겠다는 목표다. 2022년까지 매출 1조원을 제시했다. 작년 기준 매출은 1927억원이다.
그동안 클리오의 주요 타깃은 중국이었지만 4년 후 5배 매출 성장을 위해 전 세계에서 가장 화장품 시장 규모가 큰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대형 화장품 유통채널인 '얼타' 300곳에 '구달'을 입점시켰고 '페리페라' 역시 미국에 선보인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화장품시장은 최근 10년 들어 가장 호황이어서 국내 화장품회사들이 성장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적의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클리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