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달 초 자체 중금리 상품 'NH e직장인중금리대출'을 출시했다. 사잇돌·새희망홀씨 등 정부가 보증하는 정책금융 상품이 아니라 주요 시중은행권에서 자체 개발해 내놓은 '무보증 중금리 신용대출'은 이 상품이 거의 유일하다. 1년 이상 법인기업체 재직자라면 인터넷·모바일로 최대 2000만원까지 신청할 수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속속 중금리 대출 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조만간 모바일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 측도 "기존 개인신용대출도 4~7등급을 대상으로 영업은 하고 있지만 판매액은 미미한 것이 사실"이라며 "중금리 대출을 위한 별도의 신용평가 모형 등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사잇돌대출 모태 격으로 일찌감치 출시했던 '위비모바일대출'을 중금리 대출 상품으로 전환하기 위해 SGI서울보증보험 등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은 당국의 서민금융 장려 방침에 따르는 한편 중금리 대출을 미래 먹거리로도 보고 있다. 중금리 대출이란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10% 전후 금리대 개인신용대출을 말한다. 최근 금융당국은 민간에서 취급하는 자체 중금리 대출 기준을 상품별로 △평균 금리 연 18% 이하 △차주 70% 이상이 4~10등급일 때로 본다. 지난해 은행권 중금리 대출 금리는 4.6~7.6%, 저축은행·카드사는 13.4~22.5%로 둘 사이 3배 격차를 메울 상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
하지만 이제 상황이 변하고 있다. 시중은행들도 정부 보증으로 제공돼온 정책 중금리 상품을 수년간 판매하면서 차주 관리 경험을 쌓았다.
5대 은행이 취급한 정책금융 사잇돌·새희망홀씨 대출은 2016년 말 합계 3조393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4조4377억원으로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사잇돌대출이 2016년 하반기에 도입된 만큼 올해 하반기엔 상당한 경험이 축적된다"며 "이제부터 중금리 대출 영업은 경영 판단과 선택의 문제"라고 짚었다.
개인신용평가가 고도화하고 있다는 점도 중금리 대출 시장 전망을 밝게 한다. 최근 상품을 출시한 NH농협은행은 중·저신용자 고객군의 데이터를 신용평가회사에서 제공받아 새로운 평가 모형을 구축했다. 이 은행 여신상품팀 담당자는 "부도율이 낮은 중·저신용자를 선별해 10% 미만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라며 "고객은 금리 혜택을 볼 수 있고 은행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한 부산은행 담당자도 "중금리 대출은 은행 입장에서 리스크가 높지만, 반대로 상품을 잘 만들면 높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한계는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대출이나 신용카드 사용 실적 등 신용정보가 부족한 사람 비중은 4~6등급 중신용자가 62.1%에 달했다. 1~3등급 고신용자 중 신용정보 부족자 비중이 0.5%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중신용자를 선별하기 위해 은행이 쓸 수 있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