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보장 내용을 중복으로 가입하셨을 때 보험금도 중복으로 받을 수 있다고 들으셨나요, 아니면 실제 손해액을 한도로 비례 보상한다고 들으셨나요?"
최근 실손보험에 가입한 A씨는 보험사에서 해피콜을 받고 갸우뚱했다. 상대방 목소리는 분명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인공지능(AI) 상담원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안 A씨는 "기술이 더 발전하면 사람과 로봇을 구분하지 못하고 상담하는 시대가 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 인공지능 도입이 본격화하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은 최근 본격적으로 인공지능 콜센터 'AIA 온(ON)' 서비스에 들어갔다. AIA생명은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로봇이 고객과 직접 음성으로 통화하는 로보텔러 시스템을 구축해 해피콜 서비스에 도입했다. 해피콜 서비스는 보험설계사가 고객에게 상품의 중요 사항을 제대로 설명했는지 전화로 확인하는 절차다. AIA생명은 시범 기간 한 달 동안 인공지능 로보텔러의 해피콜 시도 건수 중 40%에 이르는 고객이 로보텔러와 해피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김대일 AIA생명 운영본부 장은 "지금 단계에선 로보텔러가 해피콜 서비스에만 활용되지만 향후 인공지능의 학습능력이 확대되면 고객 문의 내용을 로보텔러가 직접 상담사처럼 응대하는 방식의 실시간 음성 상담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채팅 상담인 '챗봇'은 인간에 가까워서 더욱 자연스럽다. DB손해보험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카카오톡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미 챗봇 서비스'를 통해 보험금 청구 방법, 구비서류 안내, 계약 대출 이용 방법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말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상담센터를 열었다.
고객 응대뿐 아니라 보험설계사 영업 지원에도 인공지능이 활용된다. 설계사용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는 보험료 산출과 보상 절차 등 설계사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돕는다. 현대해상은 지난달 보험설계사들 업무를 돕는 챗봇과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손보사 최초로 도입된 설계사용 챗봇은 365일·24시간 시간에 관계없이 영업 현장에서 생기는 궁금증을 풀어준다. 설계사가 모두 개인비서를 둔 셈이다. ING생명 역시 2016년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장착된 변액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이 밖에 ABL생명이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변액보험 관리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보험 판매부터 관리까지 인공지능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인공지능이 확산되면서 인력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험사 임직원은 2014년 6만3859명에서 지난해 말 5만7854명으로 6000명가량 줄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