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신흥국 자금 유출이 우려된다는 '6월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신흥국 주식시장 급락으로 국내에 설정된 신흥국 주식형 펀드가 직격탄을 맞았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1조2936억원(설정액 기준) 이상 갖고 있는 베트남 펀드는 최근 1개월 동안 수익률이 -12.58%로 수직 낙하했다. 지난 1분기에는 14.92% 수익률을 올리며 고공 행진을 벌이더니 최근 들어 급전직하 한 것이다.
한 달 새 러시아(-8.03%)와 신흥 유럽(-6.84%), 중남미(-6.00%), 브라질(-5.99%) 펀드 등 신흥국 펀드 전체가 수익률 부진에 빠졌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외 펀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면서 신흥국 펀드에 몰렸던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지난해 8월 40만개 수준이던 해외 비과세 펀드 계좌는 제도 일몰을 앞둔 12월에는 141만개까지 급증한 바 있다. 계좌만 개설한 뒤 소액 투자를 한 경우도 많았지만 대부분은 당시 증시가 급등했던 베트남 등 신흥국 펀드로 몰렸다. 신흥국 국채 투자자들도 좌불안석이기는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신흥국 채권인 브라질 국채는 최근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브라질 채권은 지난해 3조6000억원
한편 신흥국 위기의 진앙이 되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최근 자본 유출과 페소화 급락에 따른 충격을 자체적으로 극복하지 못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대출을 받기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
[한예경 기자 / 유준호 기자 / 김하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