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백기사 나선 상장사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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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16일 입장 자료를 통해 "ISS의 결정이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시장을 호도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룹의 출자구조 재편은 ISS의 주장과 반대로 모비스 주주에게 오히려 이익이 되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구조개편으로 그룹사들이 미래차 핵심기술 역량 확보에 집중하게 되는 만큼 주주들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규제 리스크' 해소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강조했다. 임 사장은 "이번 분할·합병과 후속 지분 거래가 완료되면 존속모비스-완성차 개별사업군으로 이어지는 투명한 지배구조가 확립될 것"이라며 "규제 위험이 해결되면 기업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ISS 등 해외 자문사들이 순환출자 및 일감 몰아주기 규제,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의견을 제시했다는 비판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분할·합병 비율 1대0.61에 따라 기존 현대모비스 주주는 현대글로비스 주식도 함께 받게 된다. 모비스 주식 100주를 가지고 있는 주주는 모비스 주식 79주와 글로비스 주식 61주를 받게 돼 성장에 따른 효과는 논외로 하더라도 현재 주가만으로도 이익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임 사장은 "비핵심 전략인 모듈·AS 부품사업을 정리해 핵심 부품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차세대 미래 자동차 기술을 위한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부품사업 매출의 10%에 달하는 금액(2025년 기준 약 1조80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이 공격하는 '비율'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적 근거에 따라 공정하게 산출된 것이라며 반박했다. 그룹 측은 "합병가치 비율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이익 창출 능력, 현금 창출 능력 비율과 유사하게 산정됐다"면서 "본 분할·합병은 양사 주주 모두에게 공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엘리엇의 '합병 반대'에 힘을 실어주면 투기자본의 이익에 봉사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룹의 장기적 이익보다는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이른 바 '먹튀' 투기자본에 의해 지배구조 개편안이 무산되면 그룹의 장기 비전을 실현할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1.6%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올해 초 매수해 보유 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기간산업인 국내 자동차산업의 미래 발전이라는 장기적 안목으로 지분을 행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임 사장은 "현대모비스가 그룹 내 미래 기술 리더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순환출자 해소를 통한 규제리스크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오는 29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편안에 동의해줄 것을 주주들께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단기 이익에 급급한 외국계 투기자본 엘리엇·국제 의결권 자문사들과 기업의 미래 성장 가치에 주목하는 가치 투자자들 간의 대치 상황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은 투기자본의 논리를 따르느냐 아니면 기업의 미래가치를 따르느냐의 양자 일로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라면서 "삼성물산 합병 문제로 홍역을 앓았던 국민연금이 투기자본에 이익이 되는 선택을 내리면 비난 여론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영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