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코스피 의약품과 코스닥 제약 업종의 시가총액 합계는 127조9711억원으로 지난 4월 초 142조2860억원에 비해 14조3149억원 감소했다. 전체 시총이 한 달 보름 만에 10%가량 증발한 셈이다. 반면 제약·바이오 종목으로부터 순환매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되는 코스피와 코스닥 건설 업종의 시총은 같은 기간 8조591억원가량이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통상 제약·바이오 섹터가 실적과 무관한 종목이 많아 실적 발표 시즌에는 다소 조정을 받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그 강도는 다른 시기보다 거셌다는 분석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북 경협주가 급부상하고 금융감독원의 제약·바이오 기업 회계감리 착수 소식,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이슈 등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급격히 붕괴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주 조정으로 헬스케어 펀드의 수익률도 크게 악화됐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22개 헬스케어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6.74%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1.00%를 크게 하회했다. 3개월을 기준으로도 -1.56%를 기록하며 꾸준히 부진한 모습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수익률 상위 펀드를 휩쓸었지만 최근 1개월 사이 플러스를 보인 국내 헬스케어는 한화100세시대퇴직연금글로벌헬스케어 펀드 단 1종에 불과했다.
![]() |
전문가들은 업종 전체 상승세보다는 개별 주식의 이벤트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증권업계는 오는 6월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ASCO를 계기로 한 관련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ASCO는 연간 4만명 정도가 참여하는 대규모 학회로 지난해 3만2100명 규모의 종양 관련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의약품의 가치는 곧 임상의 결과로 정해진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1상에서 허가에 이르는 모든 단계는 그 가치를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특히 ASCO와 같이 해당 질환 분야의 대표 학회는 자사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가치를 경쟁사 결과와 함께 검증받는 일종의 '공동 실적 발표 자리'이기 때문에 국내 회사와 유사한 분야에 대한 치료제 개발 현황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폐암 분야에서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면역항암 분야에서 신라젠 등의 발표 결과가 주목된다. 이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에 대해 2상 중간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고,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은 공동 개발 중인 폐암치료제에 대해 1·2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며 "해당 임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면역항암 분야에서 신라젠이 '펙사벡'의 수술 전 정맥투여 방식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며 "펙사벡을 이용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간암 분야는 아직까지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자회사인 이뮤노멧과 테라젠이텍스의 자회사인 메드팩토의 임상 결과 발표도 주목을 끈다. 선 연구원은 "이뮤노멧사가 개발한 IM156이라는 물질은 암세포 증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