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에 빠졌던 6월 미·북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규 통일펀드가 쏟아질 분위기다. 운용사별로 기존 펀드를 리모델링해 통일펀드로 다시 내놓는 등 투자자 관심을 단숨에 사로잡을 큰 장에 대비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다음달 중순 기존 '삼성 마이베스트펀드'를 통일펀드 형태로 성격을 바꾸고 새롭게 출시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아직 펀드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통일 시대를 대비하며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큰 그림을 그려 놓았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서 기업가치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 여럿 있다"며 "이 같은 생각을 가진 투자자 고민을 펀드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BNK자산운용 역시 비슷한 시기 통일 시대를 대비하는 펀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음달 11일께 북한에 진출하는 국내외 기업에 골라 투자하는 'BNK 브레이브 뉴 코리아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최근 '위대한 대한민국 EMP 목표전환형 펀드'를 출시했다. 한반도 경제협력 논의와 이에 따른 수혜 업종을 분석해 유망해 보이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남북 경제협력 분위기가 무르익어 투자에 대한 확신이 들면 공모펀드 형태로 후속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현재 활발하게 관련 산업 공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청산이 유력시됐던 하이자산운용 통일 펀드는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것으로 전략이 완전히 달라졌다. 2014년 출시된 '하이 코리아 통일 르네상스 펀드'는 남북 관계가 냉각기에 빠지면서 설정액이 급감해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당초 이달 말 청산 절차에 돌입하기로 내부 의사결정을 마쳤지만, 남북 관계 개선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단숨에 투자자를 상대로 마케팅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효자상품으로 변신한 것이다. 하이자산운용 측은 향후 중형주 비중을 늘려 남북 경제협력
이달 초 하나UBS자산운용이 내놓은 '하나UBS 그레이터코리아 펀드' 역시 비슷한 성격의 통일펀드라 부를 만하다. 운용업계에서는 상당 기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