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원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통보에도 강남권 재건축 조합들은 일단 '속도전'을 택했다. 2일 강남권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와 대치쌍용2차는 나란히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잠실주공5단지는 그간 조합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돼 왔던 서울시의 국제현상설계공모 대상 수상작인 조성룡 건축가의 설계안을 일단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치쌍용2차는 '임대 후 분양'이라는 재건축 부담금 회피 묘수를 제안한 대우건설 대신 현실적인 설계안을 제시한 현대건설을 선택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지었다.
업계에서는 이들 단지는 60대 이상 노령 조합원이 절대 다수여서 다소 재건축부담금 등 부담이 있더라도 '새집에 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던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작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지 못하는 상황을 감내하면서까지 박원순 서울시장 체제하에서는 유일무이한 '최고 50층 재건축'을 얻어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재건축을 수년씩 지연시키느니 일단 서울시 심의를 모두 마무리짓고 중간중간 설계 일부를 변경하면서 일단 절차를 밟자는 의견이 다수를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73%의 높은 찬성률로 조성룡 건축가의 안을 서울시 심의대에 올리자는 결과가 나온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로써 잠실대교 쪽 한강보행로와 기존 아파트를 남겨 도서관을 조성하는 기부채납 건은 조 건축가 설계안에 상당 부분 받아들여졌다. 특히 조 건축가는 도서관 용지를 기존 2000㎡에서 8000㎡로 대폭 늘리고, 공공청사 위치를 중앙상가 쪽으로 옮기는 변화를 줬다. 다만 조합원 상당수가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주거지역의 세부 디자인은 조 건축가의 설계안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대치쌍용2차는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중 현대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현대건설이 196표, 대우건설이 155표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대치쌍용2차 수주를 위해 '임대 후 분양'을 제안해 이를 통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열의를 보였으나 현대건설에 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크지도 않은 단지라 재건축 부담
다만 이 단지는 시공사를 선정한 후 건축비 등 개발비용을 받아본 후 조합이 자체적으로 부담금 규모를 계산한 것이 구청의 통보액과 지나치게 차이가 많이 날 경우 재건축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박인혜 기자 / 전범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