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면세점 관련주인 신세계와 호텔신라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1일까지 각각 48.3%, 50.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2%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면세점 종목의 폭발력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5억2423만달러로 지난해 4월보다 71.4%나 급증했다.
아직까지 중국의 사드 보복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보따리상(다이궁)의 대량 구매에 따라 국내 면세점 매출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올 하반기부터 중국인 관광객 입국까지 본격적으로 늘면 면세점 실적은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종목의 올해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신세계의 영업이익은 올해 4583억원으로 작년보다 32.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 호조로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는 올해 사상 최고가(2007년 11월·50만8748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일 이 종목은 44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신세계 주가가 치솟는 이유로 정 사장의 경영 능력에 꼽히고 있다. 그는 면세점 사업에 대한 강한 애착으로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면세점에 루이비통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힘써왔다. 작년 1분기 1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1분기 236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이 사장의 호텔신라도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429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1분기 대비 330%나 급증했다.
올해는 홍콩과 태국 등 해외 면세점이 본격 가동되고 인천공항 제2청사의 실적까지 쌓이며 이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신라의 올해 추정 영업이익은 2003억원으로 작년(731억원)의 2.7배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1일 종가는 12만8000원으로 1만원만 더 오르면 사상 최고가(2015년 8월·13만8000원)에 도달한다. 두 종목의 주가가 올해 들어 비슷하게 올랐지만 신세계의 사업이 다양한 반면 호텔신라는 대부분의 이익이 면세점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신세계는 본업인 백화점 사업이 살아나는 것이 차별화된 포인트다. 이 같은 성격 때문에 주식시장에선 롯데쇼핑이나 현대백화점과 비교되기도 하나 올해 들어서는 한중 관계 개선에 따라 면세점 관련주로 묶이며 주가가 오르고 있다.
이에 비해 호텔신라는 호텔 사업에서 출발했지만 면세 사업으로 돈을 버는 구조다. 면세 사업은 작년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89%, 80%를 차지했다. 이 사장은 사드 악재로 국내 면세점 사업이 위기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로 보면 신세계와 호텔신라는 각각 14.5배, 33.4배 수준으로 호텔신라가 상대적으로 고평가돼 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